본사·지방 동시인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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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신문사에 기록될 91년의 큰 변화는 지방동시 인쇄시대를 연 해라는 점일 것이다.
91년 후반기에 와서 서울에 본사를 둔 전국지들이 앞다투어 지방분산인쇄를 시작했다. 아직은 영남권 쪽 인쇄·배달에 주력하고 있지만 92년 초에 가면 호남권도 지방인쇄를 시작, 중부와 영·호남등 인쇄·배달의 삼극체제가 갖춰진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먼지방의 독자가 전국지를 구독하는 경우에는 하루늦은 구문을 접할수 밖에없었다. 서울에서 오후 7시전후로 마감, 신문을 제작, 열차편으로 수송해야 조간으로 배달할수 있었다.
물론 그사이 정부에서 지방인쇄를 허가하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전국지를 읽는 지방독자로서는 정보수용에서 불이익을 당해온 셈이다. 91년들어 이같은 규제가 풀리면서 전국에 동시발행 신문을 보급할수 있게 됐다.
지방분산 인쇄시대, 전국동시발행 신문시대에서도 CTS는 큰 역할을 해낸다. CTS는 고속전송망을 통해 전자적으로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체계이므로 분산인쇄시, 서울본사와 똑같은 시간에 인쇄를 시작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CTS체제를 갖추지 않았을 때도 지방분산인쇄는 가능하다. 신문의 조판이 끝난 판을 청쇄 또는 필름으로 떠서 스캐너라는 기계로 한면 한면 읽혀서 전송하는 별도의 방법이 있다. 신문의 페이지수가 적고, 분산인쇄 지역이 적을경우 이 방법을 사용해도 본사의 인쇄보다 수십분정도 늦은 시간에는 인쇄가가능하다. 그러나 전송지역이 많고 신문의 페이지수가 많아지면 시간이 늦어질뿐 아니라 인간적인 실수로 다른 지역에 잘못된 판이 전송되는 수도 생긴다.
CTS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간단히 해결된다. CTS에서 최종조판되어 인쇄에 들어가도 좋다는 「GO」 사인이 나게 되면 본사를 비롯, 지방 몇군데든지 동시에 그 지면이 전송되어 인쇄판을 만들수 있는 필름으로 현상되어 나온다. 이때 어떤면이 어느 인쇄지역으로 전송되고 있는지, 또는 되었는지등이 CTS공정관리 단말에 자세하게 표시되어 나오므로 지방판들이 섞이거나 어느 면이 누락되는 오류를 범할 여지는 없어진다.
본사에서 전국발송이 불가능한 일본의 경우 70년대 후반 CTS가 신문제작에 도입되면서 큰 신문사들은 전국 20여개소에 인쇄공장을 설치, 전국 어디서나 가장 최신의 뉴스를 받아볼 수 있는 인쇄·배달체제를 갖추고 있다.
CTS는 국내 지방동시인쇄 시대를 열뿐만 아니라 국외발행에도 큰 도움이 된다. 중앙일보사는 CTS화가 완료되면 미국LA·뉴욕·시카고등 3개 미주지사를 CTS와 연결, 그날의 지면은 물론 신문게재분 이외의 기사를 공급할 계획이다.
광학·음성입력까지
전화송고된기사 바로 출력되는 「음성인력」 연구중, 일선 무선용 S N G 실용화
CTS는 그사이 몇단계를 거쳐 발전해왔다. 처음에는 퍼스널 컴퓨터로 기사를 입력, 이것을 전산사식기에 연결시켜 기사를 1단 형태로 빼낸 다음 기사부분만 오려 지면레이아웃에 따라 붙여나가는 방식을 썼다. 그것이 다음 단계에 와서 만화·컷·사진등 화상을 제외한 본문글자를 1개 지면에 조판·출력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이 경우 사진등은 별도로 제작, 대지위에 오려붙이기를 한다.
3단계로 신문의 기사면은 모두 조판단말로 조판하고 광고부분은 별도로 제작, 대지위에 붙이는 방식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것도 불편하다고 해 고성능 대형컴퓨터를 이용, 1개지면 모두를 조판하는 소위 4세대 CTS가 등장했다. 이어 화면에 기사가 가는 선으로 표시되는 것이 아니라 글자나 사진모양 그대로 나타나는 위지위그 (WYSIWYG)까지로 발전했다. 중앙일보사의 CTS가 이 WYSIWYG형이다 .
WYSIWYG형 CTS가 나으고 나서도 분야별로 좀더 새로운 방식의 응용기술이 개발되거나 연구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광학식입력·음성식입력과 음성교열장치. 「다음세대 입력기」 로 불리는 이 기기는 CTS제작과정중 가장 인력 의존도가 높은 입력부분을 단순화 시키자는 것이다.
80년대 중반까지 발전된 광학식문자 인식장치에 최근 각광방고 있는 인공지능을 합쳐 컴퓨터가 문자를 인식, 그대로 입력시키려는 발상이다. 이 방식은 기계가 인쇄된 문자에서는 높은 해독률을 보이나 손으로 쓴 원고는 오독이 많아 아직 실용화는 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아예 컴퓨터가 인지할수 있는 감광원고지에 직접 기사를 쓰면 컴퓨터가 필점의 움직임·획수·필순등을 해석, 보유하고 있는 글자로 출력케 하는 방식도 연구되고 있다.
음성입력은 아예 기사를 읽으면 컴퓨터가 바로 기사로 만들어 출력케 하는 것. 이 방식은 기자들이 전화로 송고하면 바로 입력까지 끝나는 장점이 있으나 기사교정방식이 까다롭고 사람마다 음색·발음등이 달라 지금의 인공지능수준에서는 쓸만한 입력기가 아직 선 보이지 못했다. 다만 연구가 여러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어 언젠가는 CTS에 도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음성교열은 현재 일본에서 실용화되어 있다. 교열자가 원고와 교정쇄를 번갈아 보면서 틀린 곳을 잡아내는데는 시간이 걸리므로 기사를 음성합성기가 읽어주면 교열자가 교정쇄만 보면서 교정을 해나가도록 되어있다. 일종의 교열보조장치인 셈이다.
이밖에도 SNG (SatelliteNews Gathering)라고 해 통신위성을 이용한 뉴스수집 시스팀도 가동되고 있다. 이 장치는 전화선이 없는 산간오지에서 큰 사건등이 발생했을때 휴대용 안테나를 가지고가 기사·사진등을 인공위성을 통해 집배신시스팀에 송고하는 것이다.
CTS는 일단 설치하고 나서 이같은 부가적인 기능을 보완해나가게 된다. 그러다보면 CTS가 어디까지 갈지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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