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 대통령은 ① 링컨 ② 레이건 ③ 케네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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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인들은 역대 최고의 대통령으로 에이브러햄 링컨을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여론조사 회사인 갤럽은 최근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흑인 노예 해방을 이끈 링컨 대통령이 18%의 지지율을 얻어 가장 훌륭한 대통령에 선정됐다고 22일 발표했다.

이로써 링컨은 갤럽이 1999년 이후 실시한 일곱 차례의 조사에서 네 번(2003년은 공동 1위) 최고로 꼽혔다. 존 F 케네디(2000년, 2003년 공동)와 로널드 레이건(2001년, 2005년)은 각각 두 차례 1위에 올랐다. 미국은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의 생일을 기념해 2월 셋째 월요일을 '대통령의 날'로 지정하고 공휴일로 삼고 있으며, 갤럽은 매년 이날을 전후해 이 같은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

올해 조사에서는 레이건(16%), 케네디(14%), 빌 클린턴(13%), 프랭클린 루스벨트(9%), 워싱턴(7%), 해리 트루먼(3%) 대통령이 링컨의 뒤를 이었다. 역사학자들이 높게 평가하는 우드로 윌슨이나 앤드루 잭슨 대통령은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는 지미 카터,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각각 2%의 지지율로 공동 8위에 올랐다.

갤럽의 분석가인 리디아 사드는 "대통령을 평가할 때 일반인과 역사학자 사이에는 견해 차이가 있다"며 "일반인은 역사책을 통해 간접으로 접한 대통령보다 같은 시대에 살면서 직접 경험한 사람에게 더 후한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선호도는 공화당원과 민주당원 사이에서도 뚜렷하게 차이가 나타났다. 공화당원은 레이건(32%), 링컨(22%), 케네디(8%), 워싱턴(7%), 조지 W 부시(6%) 순으로 지지했다. 민주당원은 클린턴(25%), 케네디(20%), 링컨, 프랭클린 루스벨트(이상 15%), 트루먼, 레이건(이상 4%) 순으로 선호했다. 링컨과 케네디 대통령은 소속 정당과 상관없이 높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은 공화당원 사이에서는 지지율이 2%에 불과했다.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이 아버지인 조지 H W 부시보다 전반적으로 높은 지지도를 기록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한편 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최신호는 역사학자들의 평가를 반영해 '최악의 대통령 10명'을 선정했다. 여기서 불명예의 1위는 흑인 노예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남북 갈등을 심화시킨 제임스 뷰캐넌이 꼽혔다. 부패로 얼룩졌던 워런 하딩, 탄핵 재판을 받았던 앤드루 존슨 대통령이 그 뒤를 이었다. 남북전쟁과 관련된 대통령 중 링컨을 제외한 나머지 6명이 모두 오명을 뒤집어쓴 게 특징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임기 도중 사임한 리처드 닉슨은 공동 9위에 올랐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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