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오디오 미서 인기|할러소닉 스피커|진공관 앰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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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기술 부모지대에 가까운 국내 오디오업계에서 중소오디오 전문업체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진공관앰프 제조업체인 다니엘전자(구리연구소·대표 이광수)는 최근 미국으로부터 고급 진공관앰프 1백개(1억2천만원 상당)를 주문 받았으며 독일·프랑스 등에서도 수출요청을 받고 있다.
미국에 수출키로 한 다니엘전자의 앰프는 수출가격이 대당 1백20만원 꼴로 미국내에서의 판매가격은 2백만∼3백만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기업들의 오디오제품들이 해외시장에서「제값」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사정을 감안하면 앰프 값만 1백20만원을 받는 다니엘 전자의 진공관앰프는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니엘 전자는 종업원 7∼8명을 둔 초미니 회사로 지난82년 이 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출발, 진공관앰프만 전문적으로 만들어 왔으며 수출은 처음이다.
대표 이씨는『해외시장을 겨냥해 앰프를 만들지는 않았으나 전문잡지를 보고 미국의 바이어가 스스로 찾아와 1백대를 주문해 왔다』고 말하고『앞으로 해외시장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17세의 재미교포 유신영씨에 의해 발명돼 87년 미국전자박람회(CES)에서 기술혁신상을 받았던 에어로 할러소닉 스피커도 해외시장에서 착실하게 성장,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대학재학중인 유씨(25)는 미국과 EC(유럽공동체)등에 3차원의 입체음향을 들려준다는 에어로 할러소닉 스피커를 특허 출원해 놓고 있다.
유씨는 지난87년 국내최초로 기술집약형 중소기업인가(상공부)를 받아 한국기술개발주과함께 에어로시스템(주)을 설립했었다.
에어로시스템은 미국에 기술개발과 마키팅을 전담하는 에어로 인코퍼레이티드사를 별도로 두고 있는데 작년에 60만달러어치의 스피커를 수출한데이어 올해 1백만달러의 수출목표를 잡고 있다.
에어로시스템의 작년도 국내매출액은 23억원, 올해는 65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어로 할러소닉 스피커 역시미국시장에서 제값을 받고 있다.
이 회사의 마스터형은 미국시장에서 스피커 한 조에 2천4백달러, 909형은 1천7백달러를 받는 등 국내판매가격과 거의 비슷하다.
에어로 시스템 측은『에어로 할러소닉 스피커는 음질이 다소 거칠면서도 컴퓨터시스템에 의해 모든 소리가 자연스럽게 재생돼 해외전문가들로부터 「한국적인 소리」라고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니엘전자의 진공관앰프와 에어로 할러소닉 스피커는 최고급기종의 시험무대인 미국시장에서 평가를 얻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국내 몇몇 오디오메이커의 제품은 외제와 비교해 손색이 없는데도「국산의 질이 떨어진다」는 소비자들의 막연한 우려 때문에 국산제품의 구입을 꺼리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오디오시장의 규모는 6천4백억원인데 비해 수입 오디오시장은 1천억원에 이르고 있다.
시장개방으로 밀어닥치고 있는 외제오디오와 겨루기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함께 국산품의 이미지개선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길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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