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미혼모 상담 절반이 유학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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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 #사례1.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된 20대 초반의 유학생 A양은 남자친구와 동거를 한다. 그러다 임신사실을 알았지만 어찌할 바를 몰랐던 A양은 아이를 출산했다. 한국에 있는 부모가 이 사실을 알고 아이를 입양 보내기 위한 절차를 진행중이다.

#사례2. 고등학생인 B양은 출산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임신한 사실조차 뒤늦게 안 B양은 부모에게 말할 엄두도 못하고 집을 나왔다. 혼자 아이를 낳는 것도 두렵고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 막막하다.

#사례3. 혼자 아이를 낳아 기른지 2년째 되는 C씨. 잘 할 수 있을거란 생각에 아이를 기르고 있지만 사회의 시선과 경제적인 문제로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한인사회의 미혼모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상담소와 관련기관에 따르면 최근 미혼모 상담의뢰인 연령층이 10대 청소년으로 낮아지고 있다. 특히 유학생들의 혼전 임신에 대한 상담건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주 여성 및 미혼모 상담소 박정숙 소장은 "미혼모 상담건수는 90년대에 비해 많이 줄었으나 주로 상담을 하던 연령층이 20대~30대 초반이였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에는 10대~20대 초반으로 낮아졌다"며 "특히 부모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있는 유학생들의 혼전 임신 및 출산 상담이 크게 늘어 이들에 대한 관심과 교육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생명의 전화 박다윗 목사도 "인터넷 클릭 한번이면 온갖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요즘 세상에도 성지식 부족으로 자신이 임신한 사실조차 모르는 미혼모들이 있다"며 "부모는 어려서부터 올바른 성교육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미가정상담소의 윤현빈 프로그램 디렉터는 "대개 어린 자녀들이 아이를 낳았다면 부모들은 입양부터 보내려고 한다"며 "나이가 어린 자녀이지만 일단 아이를 출산한 이상 자녀들에게도 의견을 묻고 결정권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미주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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