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응집력 과시 계기되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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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세계 한민족 결집의 장이 될 체전기간중 학술대회에 참가하게돼 더욱 기쁩니다.』
정신문화연구원 주최로 열리는 학술행사 참가차 한민족체전 선수단과 함께 내한한 모스크바대 인문과학연구소장이자 재소고려인협회 부회장인 이블라지미르박사(61)의 소감이다.
재소 교포2세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박사는 소연방최고회의 국제문제위원회 외교담당 고문으로 소연방정부의 극동정책수립에도 영향력을 행사해오고 있다.
옐친 러시아공화국대롱령을 지지한다는 이박사는 그 이유의 하나로 재소한인들이 지난37년 중앙아시아지역으로 강제이주된 이후 정착해왔던 집단거주지역을 벗어날 수 있게끔 옐친대통령이 특별법 제정에 기여한 공로를 꼽고있다.
그러나 그는 최근 발생한 소련사태로 각 공화국이 개개의 국가로 독립되면 재소한인들은 외국에 서로 떨어져 사는 꼴이 돼 거주이전등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2년전 발족된 모스크바고려인협회를 모체로 작년 결성된 재소고려인협회 부회장으로 지난 5월에도 모국을 방문한 바 있는 이박사는 『서울올림픽이 세계 도처에 흩어져있는 한민족 결집의 전기가 됐던 것처럼 한민족체전이 또 다른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그는 소련내 각종 인문과학고문서들이 독창성과 창의성이 높은 것이 많다고 설명하고 특히 『지난 20∼30년대 일본역사, 제2차 세계대전등에 관한 미공개 자료가 많이 있다』고 밝혔다.
학술대회에서 그가 발표한 논문제목은 「러시아민족문제담당 인민위원부에 보낸 편지들」.
13일 통일원에서 발표된 이 논문에서 그는 지난 21년 소련이 일제하의 한민족을 소련 극동지역으로부터 중앙아시아지역으로 강제 이주시켰던 기록등을 최초로 공개했다.

<남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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