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통 협상 초고속 순항/공식선언만 남은 야권통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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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민주반대파 대세론에 추춤/“신당노선은 중도·온건개혁”/김대중총재
신민·민주 양당의 대통합 협상이 급스피드로 진행되고 있다.
이미 양당은 통합무드로 술렁거리고 있는데 비밀협상 내용이 보도로 터져나오자 신민·민주 양당의 협상파들은 시간을 끌었다가는 일이 비틀어질 지도 모른다고 보고 단김에 협상을 마무리할 방침으로 양당 대표간에 토·일요일 연쇄접촉을 갖는 등 막판 피치를 올리고 있다.
통합에 적극적인 신민당이 민주당의 통합 반대세력의 견제를 경계하며 대세로 몰아가고 있는데 정부·여당도 야당의 단일화가 정국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고 예의 주시하는 등 정치권이 통합파장에 휩쓸리고 있다.
○…7일 오전 11시부터 4시간가량 시내 모한식집에서 진행된 신민·민주 양당 통합 실무 6인 회의는 일체의 합의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모임의 총위기가 아주 좋았다』고만 장기욱 민주당측 대표가 설명.
장전의원은 『만났다는 사실 외에는 밝힐 것이 없다』고 함구로 일관하면서도 『민주당은 통합특위회의·정무회의등 당 공식절차를 통해 통합결정을 할지 또는 이기택 총재의 정치선언에 의해 통합할지의 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해 쉬운쪽인 이총재의 선언방식을 채택할 것임을 시사.
이는 신민당측이 통합 막바지의 시끄러움을 줄이기 위해 이총재의 선언방식을 원한 것에 대한 화답으로 보이는데 장전의원은 특히 『양측 모두 초고속 진행을 바라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이를 뒷받침.
그는 『지분문제나 당직배분 때문에 통합이 지체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
○…이날 회의에서 양측은 지분문제가 통합에 장애물이 돼서는 안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했지만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뒤로 미룬 것으로 알려져 8일의 2차협상 결과가 주목.
민주당측은 『법적 대표권을 김총재에게 양보함으로써 영남지역 위원장들은 차기 선거에서 큰 부담을 안게됐다』며 『이같은 비관적 분위기에 대한 보상측면에서라도 지분문제는 우리에게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
신민 6,민주 4,재야 2로 된 지분비율은 인정하되 이 지분속에 현역의원들까지 포함시켜야 민주당 원외위원장들을 설득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신민당측은 『최소한 서울지역만은 현역의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약정된 비율로 배분해야 한다』고 맞섰는데 사실상 신민당의 비호남지역 의원은 거의 서울에 집중돼 있어 이 주장을 민주당이 받기는 어려운 실정.
○…7일 여의도 민주당사는 전날까지만해도 신민당과의 통합에 반신반의하던 분위기가 이를 기정사실화 하는 쪽으로 완전히 기운 상황.
이기택 총재는 이날 오전 조순형 국회부의장·김현규 부총재를 시내 S호텔에서 만나 비주류인 김부총재에게 합류설득을 한데 이어 오후에는 야통 특위장인 조승형 부총재·이부영 부총재와 만나 당론 변경방법,통합 반대파 설득방안 등을 숙의하는 등 동분서주.
그러나 박찬종·김광일 의원,김현규 부총재 등 비주류 5인은 이날 아침 L호텔에서 공동 행동방법을 논의했으나 김의원은 『대세가 기울었으니 남을 사람은 그냥 남으면 된다』는 의견을 개진한데 반해 다른 원외위원장급 인사는 『실력저지 해야 한다』고 주장해 미묘한 입장차이를 표출했다고.
특히 김부총재와 송천영 정무위원은 아직 통합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영남위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원외위원장들은 8일 오후 시내 음식점에서 「보신을 위한 매당 규탄대회」를 가질 예정이나 어느정도 단결된 모습을 보일지는 미지수.
한 원외위원장은 40∼50면선이 될 것이라고 장담
○…김대중 신민당 총재는 7일 오후 반도유스호스텔에서 가진 「젊은 직장인들과의 대화」 모임에서 『오늘은 일진이 제일 좋은 날』이라며 시종 밝은 모습으로 민주당측과의 통합협상 결과를 설명하며 특유의 이론정연한 논리와 말솜씨를 과시.
김대중 총재는 『노태우 정권은 사실상 2원 집정부제인 내각책임제 개헌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부 언론도 신민당과 노정권간의 묵계가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노­DJ 밀약설을 부인한뒤 『내각제 개헌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통합협상 과정에서 이기택 민주당 총재에게도 분명히 전달했다』고 내각제 개헌 반대입장을 재표명.
통합신당의 기본정책과 노선을 밝혀달라는 주문에 김총재는 『신당의 방향은 극우 극좌를 배척한 중도·온건 개혁노선이 될 것』이라고 답변.
김총재는 정치적으로는 자유민주주의,경제적으로는 개방경제,사회적으로는 복지사회를 이루는 정당이 될 것이라며 『중산층과 장애자 등 소외된 대중을 위한 신당이 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
김총재는 이어 『오늘날 민자당은 소수기득권층의 이해만을 수용하는 수구대연합집단』이라고 비난한뒤 ▲공안통치 반대 ▲주체사상파·용공노선 배척 ▲폭력·과격주의 배격 ▲경제적 민주주의 실현을 기치로 삼겠다고 온건이미지 부각에 노력.<정순균·전영기·정선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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