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2시간 32분간 이라크 깜짝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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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7일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맞아 이라크 주둔 미군을 격려하기 위해 바그다드를 전격 방문했다.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 방문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라크 전후처리 및 대테러전에 대한 미국의 결의를 보여줬다. 방문은 극소수의 측근만이 아는 가운데 마지막 순간까지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됐다.

부시 대통령은 바그다드 공항식당에서 열린 만찬에서 6백여 병사들에게 "그 누구와의 저녁도 여러분과 함께하는 저녁보다 나을 수 없다"며 "여러분이 여기서 테러리스트들과 싸워주기에 우리는 미국 본토에서 테러리스트들을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식사 후 이라크과도통치위 위원 4명과 이라크 안정대책을 논의했다.

이에 앞서 26일 텍사스 크로퍼드 개인 목장에서 머물던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밤 텍사스 주립 기술대학 비행장에서 비밀리에 대기 중이던 공군1호기에 탑승, 워싱턴을 거쳐 10여시간 만에 바그다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부시 대통령은 바그다드에서 2시간32분간 머문 뒤 귀국길에 올랐다.

미국 언론에는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미군의 점령 상황이 악화되면서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전후처리 방식에 대한 지지도가 하락하자 이를 반전시키기 위해 백악관이 지난달부터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깜짝 방문'을 기획해왔다는 분석이 실렸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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