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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교량 21개 설계한 「다리 박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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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다리(교) 박사」 이태양씨(50·삼우기술단 대표).
그는 국내 교량토목공학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의 실력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최근 국내교량사상 최장으로 기록될 서해대교의 설계현상공모에 또다시 당선됨으로써 이같은 사실을 입증했다.
아산만을 가로질러 경기도 평택과 충남 당진을 잇는 총연장 7천3백60m에 3천억원의 공사비가 드는 기념비적 교량이 될 서해대교에 대해 이씨는 『221세기 최신 공학을 도입, 가장 경제적이며 미관상 세계 어느곳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다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자부했다.
그는 한강다리에 놓여진 35개의 각종 다리중 21개를 설계, 세계도시설계디자이너들간에도 경이로운 업적으로 부러움을 살 정도.
이씨가 설계한 한강다리는 마포대교·한강대교(인도교)·반포대교·잠수대교·성수대교·올림픽대교·당산철교·노량대교등과 현재 공사 또는 설계중인 서강·팔당·김포대교등으로 한강다리가 대부분 그의 손에서 탄생됐다해도 무리가 아니다.
그는 지방의 경우도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구미대교·낙동교·포진교등을 설계하는등 다리가 필요한 곳에 그의 손이 미치지 않은 곳이 드물 정도.
분당 신도시건설에도 참여, 이 지역내에만 54개의 크고 작은 교량을 설계하고 있다.
자신이 설계한 다리중 『올림픽대교에 가장 애착이 간다』는 그는 『70년대 중반까지는 경제적인 다리설계에 중점을 두다보니 미관상 밋밋한 다리를 놓을 수밖에 없었으나 요즘은 세계적 추세인 단순·직선미를 최대한 살리면서 경제성도 고려하는 설계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양대공대 토목과를 졸업한 그가 「다리박사」가 된 계기는 재학중인 64년 양화대교 건설현장에서 실습감독을 맡게되면서 이루어졌다.
『다리가 하나 제자리에 놓이면서 그것을 이용하는 국민들에게 시간적·경제적으로 큰 이익을 준다』는 자긍심을 갖고 다리제작에 몰두해온 그의 첫 작품은 68년 설계한 마포대교.
이씨는 「다리박사」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한 분야에 대한 집념의 결과』라면서 『도시발전을 위해 서울시에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제공해온데 대한 자연스런 보상』이라고도 했다.
『매년 두차례씩 세계를 돌면서 새롭게 건설중인 다리공법들을 비교·분석하는 노력을 기울이고있다』는 그는 프랑스 센강의 다리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호주의 하버브리지등이 아름답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그 당시의 기술과 여건을 감안할때 그러하다는 것.
이씨는 대한기술공단·대한컨설턴트 직원을 거쳐 현재는 설계사 3백50여명등 4백70명의 직원을 거느린 삼우기술단의 사장.
다리설계에 관한한 밤을 새우면서까지 매달리는 정열을 갖고 있다. <고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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