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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우리설날은도심에서놀기] 설 극장가, 누가누가 잘 웃기나…폭소 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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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는 코믹 영화 대목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하긴 분위기도 슬픈 영화보다 웃긴 영화가 제격이다. 올 설 연휴도 여자없이 코미디 위주의 상차림이다. 조폭코미디 일색이던 예전보다는 조금 다채로워졌다.
무술,트로트,사회문제와 성 풍속도 등 다양한 소재를 웃음으로 버무렸다. 명절 연휴에 개봉해 맞대결을 펼치는 '1번가의 기적'과 '복면달호', 1주 전 미리 포문을 연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바람 피기 좋은 날' 이다.
내로라하는 간판 코믹 스타들도 총출동했다. 임창정('1번가의 기적'), 차태현('복면달호'), 신현준·최성국('김관장')등이다. '두사부일체' '색즉시공'등 코미디 히트제조기 윤제균 감독(1번가의 기적'), 제작자로 절치부심 중인 코미디언 이경규('복면달호'), '가문'시리즈로 유명한 태원엔터테인먼트('김관장…')까지 제작진의 면모도 눈길을 끈다.

과연 흥행 4파전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4인4색 코믹 영화를 키워드별로 살펴본다.

양성희 기자

1번가의 기적…웃음과 감동의 만남

전국 420만 관객을 동원했던 '색즉시공'의 윤제균 감독, 임창정.하지원 콤비가 5년 만에 다시 뭉쳤다. 이번에는 섹시 코미디 대신 '웃음 + 감동' 코드다. 전반부에는 정신없이 웃다가도 후반부에는 코끝이 찡해지는 구성이다. 거침없이 순도 높은 코미디를 기대하는 관객들이라면 후반부 감동 모드가 거슬릴 수 있다. 재개발로 철거 직전인 달동네. 주민들에게 철거 동의서를 받으려는 목적으로 깡패 필제(임창정)가 투입된다. 그러나 필제는 집안의 가장인 여자 복서(하지원), 동네 아이들에게 '거지'라 놀림 받는 어린 남매 등 엉뚱하면서도 순수한 마을 사람들에게 동화된다.

업! 사회적 약자 간의 소통이 명절 분위기에 그럴싸하게 어울린다.

다운! 후반부 감동모드, 너무나 작위적이다.

복면달호…뽕짝의 재발견

전직 밤무대 록 가수가 어쩔 수 없이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는데 자신도 몰랐던 '뽕필'로 최고의 트로트 가수가 된다는 이야기다. 차태현이 트로트를 부르는 것이 부끄러워 복면을 쓰고 왔다가 신비주의 마케팅으로 성공하는 봉달호 역을 연기한다. 실제 음반을 낸 적도 있어 적역이다. 트로트전문 기획사 큰소리 기획 대표 역으로 데뷔하는 임채무, 1992년 첫 영화 '복수혈전' 흥행 참패 후 14년 만에 영화제작자로 재도전한 이경규 등도 눈길을 끄는 요소. 장윤정의 '어머나', 이루의 '까만 안경' 등을 작곡한 윤명선, 주영훈이 음악을 맡았다.

업! 큰 욕심 안 부린 소박한 인정극.

드디어 나온 트로트 영화.

다운! 촌스러움이 미덕? 세련미가 너무 떨어진다.

바람 피기 좋은 날…선수들의 섹시 코미디

명절 일주일 전 개봉해 제법 안정적인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일상이 무료한 두 기혼여성이 벌이는 아찔한 일탈을 그렸다. 죄의식 없이 바람피우고 처벌받지 않은 기혼여성이라는 캐릭터가 새롭다. '타짜' 이후 최고 전성기를 구가하는 김혜수의 '완숙 연기', 도를 넘을 듯 말 듯 망설이는 윤진서의 '내숭 연기', 연하남 이민기의 '엉뚱 연기', 프로 바람둥이 이종혁의 '느끼 연기' 네 박자가 딱딱 맞아떨어진다. 18세 관람가지만 에로틱하기보다 유쾌하다. 남녀에 따라 평이 엇갈린다. 아무래도 여성관객들의 호응도가 높은 편.

업! 성을 소재로 한 가볍고 유쾌한 수다.

다운! 바람의 이유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으니, 무책임해 보인다.

김관장 vs 김관장 vs 김관장…한·중·일 코믹 무술대결

택견(신현준), 검도(최성국), 쿵푸(권오중) 도장을 운영하는 세 김 관장이 벌이는 코믹 액션. 동네 최고 미녀(오승현)를 놓고 사랑 싸움을 벌이던 이들은 마을을 위협하는 조폭들에 맞서 손을 잡는다. 예의 조폭 코미디에 비하면 욕설과 폭력을 순화시켜 가족관객을 겨냥한 것이 눈길을 끈다. 웃음 연기라면 정평 난 탁재훈.노주현.이한위.김병만 등이 감초.카메오 연기를 선보인다. 이명세 감독의 파트너로 유명한 전문식 무술감독이 한.중.일 3국의 액션을 맛깔스럽게 요리한다. 단, 상황의 기발함에 비해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은 구태의연하다.

업! 상황 자체의 기발함.

수위가 낮아진 욕설들.

다운! 단발성 웃음과 상투적인 코믹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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