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인자 설움씻은 철저한 연습벌레|세기보완하면 당분간 "무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거북이가 토끼좇듯 구준한 「연습벌레」로 유명한 김택수(김택수·21·대우증권)가 마침내 세계남자탁구의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김택수는 2일 일본 마쓰모토시에서 벌어진 제2회 IOC위원장컵국제탁구대회(단식)에서 세계랭킹1, 4위 페르손(스웨덴) 마원거(마문혁·중국)를 연파하고 결승에 진출, 「볼의 마술사」로 불리는 발드너(스웨덴·세계2위)까지 3-1(21-19, 21-18, 21-17)로 제압,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남자탁구가 아시아권을 벗어난 세계 대회에서 단식우승을 차지하기는 88년 유남규(유남규·동아생명)의 서울올림픽제패와 89년 김택수의 유러시아선수권 우승이후 이번이 세번째.
세계5위에 랭크돼 있는 김택수는 특히 이번대회에서 중국의 에이스 마원거를 하프스코어차로 제압하는등 세계강호들을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낚아내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의 금메달가능성을 한층 밝게해주었다.
김택수의 이번대회 우승은 우연이 아닌 기복없이 꾸준히 땀흘려온 노력의 대가라는 점에서 국내탁구인들로부터 높이 평가받고 있다.
1m74㎝·66㎏의 보통체구인 김택수는 포핸드파워드라이브만큼은 세계초일류급으로 평가받아왔지만 세기(세기)가 부족, 유남규의 그늘에 가린재 국내에서도 2인자정도로 치부돼왔다.
그러나 팀동료 강희찬(강희찬)과 함께 하루도 훈련을 거르지 않는 「연습벌레」로 통하는 김택수는 고질적인 취약점으로 지적돼온 백핸드와 네트플레이등 잔기술 보완에 주력, 마침내 올해초 탁구최강전에서 유남규를 제치고 명실상부한 한국남자탁구의 간판으로 자리잡았다.
최근엔 경기흐름을 읽는 운영능력이 향상되고 배짱까지 두둑해져 힘(력)과 기(기)를 고루 갖춘 한국남자탁구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김택수가 상승세를 유지, 92년 올림픽금메달을 따내기위해서는 좀더 세기보완에 주력, 백전노장의 세계강호들을 꺾어야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대 난적은 이번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발드너.
변화무쌍한 구질과 천재적인 경기운영능력이 김에게는 항상 부담스럽다.
또 까다로운 왼손드라이브의 로스코프(독일·세계10위), 유고의 에이스 프리모락(세계15위)등도 무시못할 복병들이다.
한편 여자부에선 세계선수권자인 덩야굉(등아평·중국)이 차이포와(홍콩)를 3-0으로 일축, 우승했다.

<유상철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