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서는 최민식 '7년 만의 외출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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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보이' 최민식(45.사진)씨가 연극에 출연한다. 2000년 장진 감독이 연출한 연극 '박수 칠 때 떠나라' 이후 7년 만이다.

최씨가 출연할 작품은 5월 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필로우 맨(Pillow Man)'. 최씨측은 "인간의 심리를 다각적으로 파헤치는 작품의 깊이에 확 끌렸다"고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이 작품을 제작하는 뮤지컬 헤븐의 관계자는 "최씨가 최근까지 영화에 출연하기로 했으나 '필로우 맨' 대본을 보고 1주일 만에 전격적으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말했다.

최씨 측은 또 "한국적인 정서가 물씬 풍기면서도 사실적이고 정교한, 연출자에 대한 신뢰도 작품 선택의 주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 작품의 연출자는 박근형(44)씨다. 2000년 '청춘 예찬'으로 연극계에 새 바람을 몰고 온 박씨는 지난해엔 '경숙이, 경숙 아버지'로 무려 아홉 개의 연극상을 휩쓸며 대학로 최고의 연출자로 손꼽히고 있다.

박 연출자는 "최씨는 흡인력이 강하다. 겉으론 여리면서도 내면 깊은 곳에 잔혹함을 담고 있는 주인공의 다중성을 최씨가 충분히 소화해 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필로우 맨'은 2003년 영국에서 초연됐다. 극작가는 마틴 맥도너. 초연 당시 영국 최고 권위의 연극상인 '올리비에상'최우수 신작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엔 미국 브로드웨이로 건너가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올랐고 2개 부문(무대.조명)상을 받기도 했다. 미국 공연 당시 뉴욕 타임스는 "마법적인 작품이다. 충격적인 장면의 연속은 브로드웨이에선 찾아 볼 수 없는 영민함으로 빛난다. 오싹한 재미와 끊임없이 인용할 가치가 있으며, 무엇보다 섬뜩함이 숨어 있다"고 극찬했다.

작품은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최씨가 역할을 맡은 주인공 카투리안은 동화 작가다. 그의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은 어두운 그림자로 인해 죽게 된다. 문제는 동화속 살인 사건이 현실에서 똑같이 일어난다는 것. 경찰은 당연히 카투리안을 용의자로 지목한다. 취조 도중 그의 숨겨진 형 마이클과의 어린 시절 충격적인 사건이 드러나면서 사건은 클라이맥스로 치닫는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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