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연방유지 안간힘/고르비 “붕괴되면 대통령직 사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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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분리 「새 형태」로 결속/옐친도 각 공화국 독립확산에 제동
【모스크바=김석환특파원】 빠른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소 연방의 붕괴를 막아보려고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 등 소 지도부가 안간힘을 쏟고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연방이 유지되지 않으면 대통령직을 사임하겠다며 연방유지를 호소하고 옐친 대통령의 러시아공은 그들과의 쌍무협상을 통하지 않은 타공화국의 분리독립에 대해 국경문제를 제기해 독립확산에 제동을 걸고있으며 고르바초프·옐친 대통령은 카자흐스탄·키르기스공 대통령 등과 회담,연방체제와 국가연합체제를 합친 형태의 소련 재편을 도모하는 정경 2원화 방안을 마련했다.
현재 소 연방 15개 공화국 가운데 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 등 발트해 3국을 비롯,백러시아·우크라이나·몰다비아·그루지야·아르메니아 등 8개 공화국이 27일 현재 이미 독립을 선언했고 아제르바이잔·우즈베크 등 3개 공화국이 분리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27일 소 최고회의 특별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소 연방의 결속유지를 강력히 호소하면서 만일 연방체제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 대통령직을 사임하겠다고 위협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나는 소련이 해체되는 것을 막기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우리의 공통된 입장은 소련이 주권국가들로 구성된 연방으로 존속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또 『각 공화국들은 연방을 탈퇴할 권리를 갖고있으나 반드시 헌법에 의거,탈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련 헌법에 따르면 공화국이 연방을 탈퇴하려면 5년간 협상하는 등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고있다.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은 이미 발트해3국의 독립을 인정했으며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도 이를 승인할 것을 촉구했으나 각 공화국이 러시아공과 쌍무협상 없이 분리독립할 경우 러시아공화국이 국경문제를 제기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분리독립을 요구하는 각 공화국을 비롯,러시아공화국과 접경한 공화국들의 우려를 사고있다.
서방 관측통들은 옐친 대통령의 국경문제 제기발언은 다른 공화국들의 분리독립 확산을 견제하기 위한 사전 경고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27일 크렘린궁에서 러시아·카자흐·키르기스 등 3개공화국의 최고지도자들과 회담을 갖고 앞으로 10일 이내에 경제협정을,1개월 이내에 연방조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연방 붕괴회피를 위해 궁여지책으로 마련된 것으로 보이는 경제협정은 각 공화국들이 독립여부와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다고 키르기스공의 아스카르 아카예프 대통령이 밝혔으며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15개 공화국들이 신속히 이에 서명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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