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뮤지컬『불타는 별들』국제무대서 "시선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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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국내 청소년 전문극단의 대표격인 동낭청소년극단이 국제아동·청소년 연극협회(ASSITEJ)일본본부초청으로 열린 일본공연에서 세계아동·청소년연극전 문가들과 일본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동낭청소년극단은 18일부터 23일까지 일본에서 열린「환태평양 국제아동·청소년연극회의」에 참가, 극단의「별시리즈」작품중 네번째인『불타는 별들』을 공연했다. 동낭의 공연은 「전통과 현대」라는 주제의 회의에서 현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선정돼 초청받았다. 전통을 대표하는 공연은 일본의 대표적 청소년극단인 「젠신자」(전진좌)의 고전극『산쇼 다이유』(산초대부·폭군 산쇼)였다.
극단의 공연은 19일 오후7시30분 일본내에서 전통문화예술을 가장 잘 간직해온 니가타(신석)현사도(주도)섬에서 열렸다. 마침 사도섬에서 열리고 있던 제2회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무대예술대제전」에 외국초청공연작품으로 참가한 것이다.
국제회의와 일본지역 축제로부터 동시에 중복 초청된 공연인만큼 이날 공연은 세계 각국의 ASSITEJ 대표와 일본연극인, 사도섬 아동·청소년 관객등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사도섬 료쓰(양진)시 시민회관을 가득 메운 1천여관객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불타는 별들』의 힘과 스피드에 매료됐다. 특히 일본인들은 「입시지옥」이라는 사회문제를 공감, 배우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자신들의 문제로 받아들였다.
『불타는 별들』은 남녀고교생들이 입시지옥을 성토하던중 「공부밖에 모르는 모범1등생」친구를 입시지옥의 주범으로 재판하게된다는 내용의 뮤지컬. 입시지옥의 와중에서도 밝고 활기찬 청소년들의 모습을 강조하고자 빠르고 힘찬 음악과 무용연기로 일관된다. 청소년들의 꿈을 보여주기위해 마련된 모델지망 여고생의 즉석 패션쇼, 가수 지망 남학생의 즉석 리사이틀등 장면은 일본청소년들의 갈채를 받았다. 특히 청소년간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는 마지막 장면의 경쾌한 합창은 객석의 커튼콜을 몇차례 받기도 했다.
공연이 끝난뒤 일본 연극관계자들은 극단측에 대본과 녹음테이프를 부탁했으며, 청소년관객들은 『이색적이며 시원한 공연』이라는데 입을 모았다.
어머니와 함께 관극한 오가와(소천·14)양은 『노래와 춤이 우리가 좋아하는 형태라 즐거웠어요. 내용 역시 입시문제와 부모와의 갈등인지라 우리얘기를 보는듯했죠』라고 말했다. 오가와양의 어머니 역서 『부모마음은 세계어디나 같나봐요. 집으로 돌아가 딸애와 할 얘기가 많아졌어요』라며 흐뭇해 했다.
『불타는 별들』에 대한 호평은 세계각국 청소년극전문가들로부터도 있었다. 다음날 열린 세미나에서 각국대표들은 『요즘 청소년의 감각을 정확히 겨냥했다』고 평가했다.
아돌프 샤피로 ASSITEJ회장(소련대표)은 『처음으로 프로다운 청소년연극을 봤다. 특히 배우들의 부드러우면서도 다이내믹한 몸놀림이 인상적이었다』고 호평하고『한국연극을 보고싶다』며 한국방문의 뜻을 밝혔다.
중국대표인 청스루(정식여) 아동극연구회상임이사도 『세계공통의 젊음을 성공적으로 보여주었다. 한국말을 모르지만 일본관객과 함께 눈과 마음으로 공감했다』며 내년에 중국에서 열릴 청소년극회의에 극단대표 김우옥교수(서울예전)를 초청했다.
일본연극전문가인 니시사키(서기굉미)씨는 『일본연극에서 볼수 없는 폭발적 에너지를 느꼈다.심각한 사회문제를 청소년 스스로 재미있게 풀어가는 방식도 매우 교훈적』이라며 『많은 용기를준 공연』이라고 평가했다.
【니가타=오병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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