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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관·힐 두 차례 대좌 후 속도 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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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2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간)쯤 참가국들이 공동 문건 문안 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중국이 마련한 초안 문안을 토대로 쟁점이 됐던 문구를 수석대표들이 오가며 조율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들이었다.

자정이 가까워 오면서 회의장 주변에선 12일 합의문 발표는 어렵지만 문안 조정이 끝나는 13일엔 가능하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참가국들이 사실상 큰 틀에서 합의점을 찾았음을 시사하는 정황이 속속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 시간 베이징에 몰려든 외신 기자들은 "북한이 기초적인 합의를 해놓고 본국의 훈령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전체적인 상황은 타결 쪽이지만 북한 본국의 최종 결정에 따라 막판 결렬 가능성도 없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 언론들은 최종 합의에 비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회담장인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시작된 5일째 협상은 의장국 중국이 '각개격파식' 양자 협의를 하고, 중간 중간에 갈등의 당사국들이 직접 대면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중국 주도의 양자 협의에 이어 이번 회담의 핵심 당사자인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부상이 두 차례 대좌했다. 특히 북.일 수석대표인 김 부상과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도 약 10개월 만에 양자 회동을 해 뭔가 '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만찬으로 잠시 숨을 돌린 수석대표들은 댜오위타이 내 한 장소에 집결한 상태에서 파트너를 바꿔가며 양자.삼자 협의를 계속했다. 회담 소식통들이 수시로 전해오는 합의 전망이 '낙관'과 '비관'을 숨가쁘게 오가면서 각국 취재진은 프레스룸과 대표단 숙소에서 발을 떼지 못했다.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회담은 오후부터 급박하게 돌아갔다. 교착상태에서 타협 방향으로 의견차가 좁혀졌다. 정부 당국자는 자정쯤 "공동 문건 문안 교섭이 막바지 피치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며 각국 대표단 간 교섭 및 접촉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밤 대표단 차원에서는 일단 문안이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본부의 훈령이 필요하므로 최종 합의는 일러도 내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베이징=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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