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앞 관악서」반발 대자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서울 관악경찰서를 서울대입구로 이전하는 문제를 놓고 최근 서울대생들이 『시위진압을 위한 부지 선정』이라고 반발,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
이는 관악구청이 이달 초 서울 봉천동 산 175의 27일대 2천5백여 평의 자연공원부지를 경찰서 신축 부지로 결정하고 도시계획시설변경 공람 공고를 발표, 사실상 이전계획을 확정한 때문.
문제의 부지는 서울대 정문에서 1km밖에 안 떨어진 녹지로 시내에서 학교로 들어오는 길목인데 경찰은 신설되는 방배 경찰서가 현 관악서 청사를 쓰게되고 관내에 달리 부지를 구할 수 없어 불가피하다고 말하고있으나 공람 공고가 발표되자마자 서울대 학생회관 앞 게시판 등 교내 곳곳에는 관악서 이전 계획을 비난하는 대자보가 나붙는 등 반발.
학생회 측은 대자보를 통해 『민간에 대해 엄격히 규제하고있는 자연공원부지 사용을 공공기관에 쉽게 승인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대학교 정문 앞에 경찰서를 옮기는 것은 경찰이 민생치안보다 학원사찰에 관심이 많다는 증거이며 공안통치 강화 음모』라고 주장.
○…지난달 민병천 총장의 미·소 등 해외순방을 통해 미국 뉴욕주립대학과 소련의 모스크바 상업대학 및 셰프킨 예술대학과 정식 자매결연을 체결했던 동국대는 뜻밖의 소련정변으로 결연 사업이 무위에 그칠까봐 신경을 곤두세웠다가 소련의 쿠데타가 3일만에 실패로 끝나 정상을 되찾자 안도하며 크게 반기는 모습들.
특히 모스크바 상업대학은 이번 정변에서 「영웅」으로 부각된 러시아공화국 옐친 대통령의 경제고문(경제개혁위 부위원장) 푸천이 총장으로 있는 데다 소련내 경제개혁의 「일꾼」들을 양성하는 유력한 교육기관이어서 앞으로의 교류에 기대.
민 총장은 이번 방문에서 동국대와 87년 자매결연을 한 독일의 레겐스 부르크대학 측과도 접촉, 내년에 이 대학에 한국학과를 설치키로 합의했는데 동국대의 해외대학과 자매결연은 이번 미·소대학 추가로 5개국 11개교로 늘어 『국제화시대에 기반을 확보했다』는 자평.
○…경희대 방송국은 새학기부터 「매체 속의 이야기」라는 프로그램을 방송한다는 계획 아래 준비작업에 한창.
방송국 측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가에서 번지고 있는 저질 코미디 프로의 비속어, 과장된 몸짓 등을 몰아내고 현실성이 결여된 「인기드라마」들을 집중 비판한다는 구상.
프로그램 기획을 맡은 이선형 군(22·경영2)은 『우리 학우들이 매체를 접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 행동거지와 의식 등에 물들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방송을 이용해 이러한 폐단을 막아본다는 게 본 프로그램의 취지』 라고 설명.
첫 방송의 심사대에 오른 프로그램은 KBS-2TV의 『야망의 세월』로 모기업의 성장사를 모델로 한 것으로 알려진 이 프로그램이 당시 노동자의 소외된 삶을 외면하고 있으며 모든 상황을 기업가의 능력차원에서만 이해시키려 하고 있다는 게 학생들의 지적.
매주 목요일 10여분에 걸쳐 방송되는 「매체속의 이야기」는 드라마 구성 뒤 칼럼과 논평을 덧붙이는 순으로 진행될 계획이며 이후 학생들의 호응도에 따라 방송시간과 횟수를 늘려나간다는 방침.

<이규연·유광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