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NIE] '짧아진 겨울' 지구 온난화 때문이래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지구 온난화로 얼음 천지였던 빙하가 녹아 70여년 만에 호수로 바뀐 아르헨티나 남부 업살라 지역의 1928년(上)과 2004년 2월 모습. [사진=중앙포토]

유엔의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2일 발표한 '기후 변화 4차 보고서'는 금세기 안에 지구 기온이 급상승해 인류가 가뭄과 폭염 등 재앙에 시달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구 온난화의 원인과 부작용, 대처 방안 등을 공부한다.

◆지구 얼마나 더워졌나=미국 북동부 지역은 최근 폭설과 혹한이 몰아쳐 50여 명이 사망하고 10억 달러의 재산 피해를 냈다. 독일 남부 지역에선 100년 만의 폭우로 도심 전체가 물난리를 겪는 등 세계적으로 기상 이변이 잦다. 이러한 이상 기상 현상은 지구 온난화 때문에 일어나는 기후 변화의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IPCC 보고서에 따르면 온난화 영향으로 지구의 연평균 기온이 지난 100년 동안 0.74도 높아졌다. 그리고 1850년 이래 가장 따뜻했던 12번의 날씨 기록 가운데 11번이 최근 12년 동안에 몰려 있는 등 지구가 급격히 더워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온난화 현상의 예외가 아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90년대의 겨울은 20년대보다 한 달가량 짧아졌고, 봄과 여름은 길어졌다. 또 연평균 기온은 20세기 전반보다 후반에 가파르게 올랐으며, 지난 100년 동안 1.5도 높아졌다.

◆왜 더워지나=지구 온난화 현상은 온실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온실의 유리벽이 태양열을 가둬 실내의 온도가 높아지는 것처럼 지구의 대기도 온실의 유리벽과 같은 역할을 한다. 즉 태양열의 대부분은 대기를 통과해 지구에 흡수되고, 흡수된 열은 다시 지구 복사 형태로 대기로 내보내진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CO2) 등 온실 기체가 복사되는 열을 가로막는데, 이를 온실효과라 부른다. 지구가 이처럼 온실효과로 더워지는 현상을 지구 온난화라고 한다.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은 인간의 활동으로 생성돼 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와 아산화질소(N2O).메탄(CH4).수소불화탄소(HFCs).육불화황((SF6).과불화탄소(PFCs) 등을 6대 온실기체로 규정했다. 이 기체는 화석연료(석탄.석유.천연가스 등)가 연소할 때 많이 발생한다.

◆온난화로 예상되는 부작용=IPCC 보고서는 인류가 화석연료를 대량으로 계속 사용하면 금세기 말 지구 평균 기온은 최대 6.4도, 해수면은 59cm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아시아 지역의 기온은 3~4도 높아지고 강수량의 변동 폭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온난화로 인한 대표적인 부작용은 해수면 상승이다. 세계 대다수 대도시가 해안가에 위치하고 인류의 약 3분의 1이 해안 지역에 거주하는 점을 감안하면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은 심각하다.

이 밖에 세계 곳곳에서 가뭄과 홍수 등 극한 기후의 빈발, 말라리아와 같은 열대성 질병의 확산, 폭염에 따른 인간의 스트레스 증가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세계은행 부총재를 역임한 영국의 경제학자 니컬러스 스턴은 '기후 변화의 경제학' 보고서를 통해 지구의 연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최소한 30만 명이 기후 관련 질병에 걸릴 수 있고, 3도 오르면 아마존 열대우림이 붕괴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6도가 올라갈 경우 모든 빙하가 사라지고 생물의 절반이 멸종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온난화 막으려면=세계 모든 나라가 당장 온실 기체 배출을 중지한다 해도 대기 가운데 남은 온실 기체 때문에 온난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온난화는 어느 한 개인이나 국가 차원을 넘어 세계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먼저 기후 변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영향 평가를 통해 체계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온실 기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에너지와 자원 절약, 환경친화적 소비 지향, 재활용품 활용, 산림 가꾸기 등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것이 온난화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홍 윤 기상청 기상국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