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후 코스닥 시장의 침체와 함께 휴맥스도 맥없이 주저앉았다. 2004년엔 6000원 선을 맴돌았다. 2005년엔 3만 원선을 회복했으나 지난해에는 주가가 전진과 후진을 거듭했다.
올 들어선 하락세다. 실적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밑돌았다. 매출액 1389억 원, 영업이익이 59억 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48.3%, 73% 감소했다.
회사 측은 실적 부진의 이유로 거래 방식의 변경을 들었다. 해외 법인이 본사를 거치지 않고 현지에서 직접 원재료를 구매하는 비중을 높이고, 해외 법인을 대상으로 한 본사 매출도 이익률을 축소하는 형태로 바꿨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SK증권은 거래 방식이 전년과 같다면 매출액 1850억 원, 영업이익이 120억 원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여전히 시장 예상치(매출액 2038억 원, 영업이익 144억 원)를 밑도는 수준이다.
한화증권은 "케이블TV.IPTV 등의 확산에 따른 위성TV 사업자의 영업환경 악화"를 지적했다. 회사 매출의 53%가 집중되고 있는 다이렉TV(미국).프리미에르(독일).스카이퍼펙TV(일본) 등의 신규 가입자 유치 부진으로 셋톱박스 판매가 줄었기 때문이다.
또 콘텐트 부족으로 고화질(HD) 방송 시장은 예상보다 성장하지 못했다. 디지털TV는 업계 내 경쟁이 격화돼 수익성 회복이 불투명한 상태다. SK증권은 이 같은 이유로 투자의견 '보유', 목표주가를 2만5700원에서 2만36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메릴린치증권은 또 "산업 성장에 대한 높은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며 내년까지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러나 "휴맥스의 사업이 본사 중심에서 해외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어 본사 실적보다 연결 실적이 더 중요하다"며 "올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6~23%, 영업이익은 47~54%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는 2만9000원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도 "셋톱박스의 매출처가 다양해지고 있고 PVR(하드디스크에 정보를 기록하여 재생하는 신개념 디지털 녹화기기) 셋톱박스 및 디지털TV가 매출 증가세에 있다"며 목표주가를 3만 원으로 꼽았다.
고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