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는 '안정 속 변화'의 기조 위에서 유통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그룹의 주력인 백화점 사업을 10년간 총괄해 온 이인원 사장이 그룹 지휘부인 정책본부로 옮겨 간 것이 눈에 띈다. 정책본부는 일종의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는 곳으로 신격호 회장의 아들 신동빈 부회장이 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 사장은 신 회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50세의 '젊은' 나이에 사장직에 오르는 등 보수적인 롯데그룹 조직에서 고속 승진으로 화제가 됐던 전문경영인이다. 이런 이 사장이 신 부회장을 직접 보좌하게 함으로써 오너 2세 경영체제에 힘을 실으면서 동시에 유통 부문 강화라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의 얼굴 격인 백화점 부문을 새로 맡게 된 이철우 사장은 백화점.롯데리아.롯데마트 등을 거치며 식품과 유통사업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유통에서 오랜 경험을 지닌 두 인물을 각각 한 단계 높게 이동시킨 것은 경쟁사인 신세계에 맞서 '유통 1위' 자리를 확고히 하기 위한 인사 전략으로 해석된다. 노병용 부사장이 새로 지휘봉을 쥐게 된 롯데마트도 신세계 이마트와 홈플러스에 밀리고 있는 할인점 사업에서 어떤 전략의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는 이 외에 ▶호남석유화학 사장 정범식 ▶케이피케미칼 사장 기준 ▶호텔롯데 월드사업본부 부사장 정기석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부사장 김대곤 ▶대홍기획 부사장 박광순 ▶코리아세븐 부사장 정황 ▶롯데캐피탈 부사장 고바야시 마사마토 ▶L&L 부사장 유정상 ▶롯데닷컴 전무 강현구 ▶대산MMA 상무 박영철 등을 대표이사로 승진 발령했다.
이현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