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사장단 대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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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롯데그룹은 9일 이인원 롯데쇼핑 사장을 그룹 정책본부 부본부장으로 임명하는 등 임원 118명에 대한 정기 인사를 했다. 롯데쇼핑 백화점부문 대표에는 이철우 롯데마트 사장이 임명됐고, 롯데건설 이창배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할인점 사업을 하고 있는 롯데마트의 대표에는 노병용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새로 임명됐다. 신격호 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 애비뉴엘(롯데 명품관) 담당 이사도 이사가 된 지 1년 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는 '안정 속 변화'의 기조 위에서 유통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그룹의 주력인 백화점 사업을 10년간 총괄해 온 이인원 사장이 그룹 지휘부인 정책본부로 옮겨 간 것이 눈에 띈다. 정책본부는 일종의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는 곳으로 신격호 회장의 아들 신동빈 부회장이 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 사장은 신 회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바탕으로 50세의 '젊은' 나이에 사장직에 오르는 등 보수적인 롯데그룹 조직에서 고속 승진으로 화제가 됐던 전문경영인이다. 이런 이 사장이 신 부회장을 직접 보좌하게 함으로써 오너 2세 경영체제에 힘을 실으면서 동시에 유통 부문 강화라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의 얼굴 격인 백화점 부문을 새로 맡게 된 이철우 사장은 백화점.롯데리아.롯데마트 등을 거치며 식품과 유통사업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유통에서 오랜 경험을 지닌 두 인물을 각각 한 단계 높게 이동시킨 것은 경쟁사인 신세계에 맞서 '유통 1위' 자리를 확고히 하기 위한 인사 전략으로 해석된다. 노병용 부사장이 새로 지휘봉을 쥐게 된 롯데마트도 신세계 이마트와 홈플러스에 밀리고 있는 할인점 사업에서 어떤 전략의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는 이 외에 ▶호남석유화학 사장 정범식 ▶케이피케미칼 사장 기준 ▶호텔롯데 월드사업본부 부사장 정기석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부사장 김대곤 ▶대홍기획 부사장 박광순 ▶코리아세븐 부사장 정황 ▶롯데캐피탈 부사장 고바야시 마사마토 ▶L&L 부사장 유정상 ▶롯데닷컴 전무 강현구 ▶대산MMA 상무 박영철 등을 대표이사로 승진 발령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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