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 박용준씨<교주 박순자씨 동생>수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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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집단변사 현장서 행적 의혹많아/오대양­삼우관계 중개역할… 자수모임도 참석
【대전=특별취재반】 오대양사건을 수사중인 대전지검은 16일 박순자씨의 동생 박용준씨(41)가 수배된 송재화씨(45·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오대양·삼우트레이딩을 잇는 중개역할을 한데다 집단변사현장에서의 행적에 의문점이 많다고 보고 잠적한 박씨를 지명수배하는 한편 박씨의 당시 행적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박씨는 특히 미양코리아를 경영하던 82∼84년사이 송씨등이 모집한 사채에 대해 채권자들의 변제요구가 있을 경우 자신 명의의 어음을 발행,이를 무마하는 등 실질적인 「해결사」노릇을 해왔고 자수자들의 사전모임때도 세모간부와 함께 참석해 이들의 불만을 무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씨가 사채모집→집단변사→자수때마다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의문점을 푸는 주요인물로 지목,출국금지시키는 한편 신병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박씨는 자신이 미양코리아를 경영하던 82∼84년 사이 송씨에게 돈을 빌려준 수십명의 채권자들이 채무변제를 요구하자 자신명의의 어음을 발행해 주었으나 부도가 나는 바람에 85년 고소당했다.
박씨는 또 집단변사체가 발견된 87년 8월29일 자신의 자형인 이기정씨와 동생 용택·용주씨 등과 함께 현장에 도착,박순자씨의 소재를 알고 있었던 자신의 어머니 이남순씨(올해 4월 사망)를 서둘러 자신의 서울집으로 피신시켜 경찰과 주위사람들의 접촉을 막는등 무언가 숨기려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박씨는 사건 당일 용인공장에 있었던 이기정씨,용택·용주씨와 달리 당시 행적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박씨는 이와 함께 1년전부터 자수모임에 세모 개발부장 윤병덕씨와 함께 참석,『누나가 사업하면서 사채를 너무 많이 끌어들였다. 너무 나쁜 감정을 갖지 말자』며 화해를 종용하기도 해 이들의 자수동기에도 깊숙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짙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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