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피조개 일서 수입보류/콜레라비상 확산되는 피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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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횟집손님 끊겨 활어값 폭락/적자조업 어선들 출어 포기
전국에 콜레라 방역비상령이 내려지면서 남해안에는 피조개 일본수입상들이 수입을 보류하고 가격농간을 부려 1천여 피조개 양식업자들이 타격을 받고 있는가 하면 횟감인 활어판로가 막혀 값이 폭락,어선들이 적자조업을 우려한 나머지 출어를 포기하는등 콜레라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전국 해수욕장에는 피서객들이 빠져나가 서둘러 점포를 정리하는 업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횟집들은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문을 닫는등 철시상태다.
◇피조개 수출타격=피조개양식 주산지인 경남 진해만 일대 피조개양식업자들은 올상반기 생산전량인 6천4백40t을 일본에 수출,㎏당 4천5백∼5천원씩의 가격을 받아왔다.
그러나 13일 콜레라발생사실이 알려지자 일본 수입상들이 국내산보다 질이 낮고 값이 싼 중국산 피조개를 대신 수입하겠다며 남해안산 피조개수입을 보류,값을 깎아내리려 하고 있다.
피조개 수출업체인 부산 J물산대표 이홍수씨(75)는 『일본의 「백중맞이」연휴가 끝나는 18일까지 콜레라파문이 진정되지 않으면 사실상 오는 9월말까지 수출판로가 막히게 되는것』이라며 『일본 수입상들이 콜레라를 구실로 가격인하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자조업=부산·충무·거제·여수등 남해안일대 10t급미만 1만여척의 활어선들은 광어·도미·전어등 횟감용 고기값이 콜레라비상이후 30%이상 폭락한데다 판로마저 거의 막혀 대부분이 출어경비를 건지지못해 출어를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충무항선적 진양호(8t) 선주 김상희씨(48)는 『종전 1회(3일)출어에 30만∼40만원의 어획고를 올렸으나 콜레라때문에 적자조업을 면치못해 출어를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 남·서해안일대 5천여척의 조개잡이 소형어선들도 조개판로가 줄어 적자조업을 하는등 큰 타격을 입고있다.
◇해수욕장·횟집=충남 서천군 서면 춘장대해수욕장의 경우 12일까가지만해도 하루 피서객이 1만5천명을 넘었으나 13일 콜레라 비상령이 내려지자 피서객들이 빠져나가기 시작,14일에는 3천명에 불과했고 15일에는 아예 찾아오는 피서객이 없었다.
피서객의 발길이 끊기자 성업중이던 8백여업소가 개점휴업상태로 장사를 포기,점포를 정리하고 있으며 부산 최대의 횟집상가인 민락동의 경우 1백여개소의 횟집중 50곳이 15일 문을 닫았다.
충무시 미수2동 횟집상가 번영회장 박정근씨(43·영광횟집)는 『예년엔 하루 30여만원의 매상을 올렸으나 콜레라 때문에 찾는 손님이 없어 문을 닫아야 할판』이라고 말했다.
피서지상가들이 점포정리를 서두르는 것은 동·서·남해안이 같은 실정이다.<지방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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