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땅에서 생태적 공통점 찻아 형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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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 LA에서 활동중인 서양화가 박영국씨(45)가 16년 만에 잠시 귀국해 첫 개인전을 l6∼22일 금호미술관(720-5866)에서 갖는다.
박씨는 이 전시회에 미국땅에 대한 심상풍경을 기하학적 형태의 나무판 위에 서정적으로 표현한 입체작품45점을 선보인다.
『생소한 문화권에서 오는 충격과 갈등에서 벗어나려다 보니 바로 당에서 생태적 공통점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당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작품의 주제로 선택했습니다.』
이 때문에 그는 이번 전시회에 「LA 지리생태학」(LA Eco1ogy)이라는 이색적인 표제를 붙였다.
그는 LA지방의 지형적 특성을 평면성·건조성·명료성 등으로 보고 있다.
그는 이 같은 시각에서 바라본 LA와 그 주변 풍경을 단순한 재현이 아닌 인상의 새로운 구성으로 형상화한다.
이 같은 표현을 위해 그가 선택한 소재가 나무판이다. 나무판을 자르고 둘인 기하학적 화면 위에 자유로운 붓질을 가함으로써 논리와 감성이 공존하는 독특한 조형을 창출해낸다.
LA의 황폐한 뒷골목, 강렬한 태양아래 납작 숨죽이고 있는 듯한 물상들, 잔존하는 스페인문학 등의 자취가 담겨 있다.
『제가 각고의 노력 끝에 나름대로 거둔 결실들입니다. 이 결실들이 조금이라도 이 땅에 문화적으로 환원될 수 있다면 보람이 있겠습니다.』
박씨는 서울대·대학원을 나와 75년 도미, 다시 LA의 오티스미대·대학원을 졸업한 후 작업에 전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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