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 시설 건립 등 생활 속 불교 힘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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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중속으로 들어갔던 신라의 원효 대사는 그 자체가 밀교(密敎)였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생활 속 실천을 강조한 불교였다. 그 정신을 제대로 살리려 한다."

올해 종단 60주년을 맞은 진각종의 회정(悔淨) 김상균 총리원장이 8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진각종은 대중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서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선 매년 40만 명에 달하는 미혼모 출산을 고려, 미혼모 시설을 건립하기로 했다. 그는 "출산 지원은 물론 친권을 포기한 아이들을 키우기도 하고, 불임 부부 등을 위한 국내 입양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작은 10여 명 정도를 수용하는 작은 시설이지만 종단 차원에서 갈수록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10월 말에는 대한불교진각문화 전승원을 지어 복지 사업도 더욱 강화한다.

진각종은 불상이나 탱화 등 드러남에 무게를 싣는 현교가 아니다. 대신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자리를 중시하는 밀교다. 김 총리원장은 "법당에 불상을 모시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밀교적 성격이 강한 티베트 불교처럼 생활 속에 젖어드는 불교를 지향한다는 얘기다. 진각종에는 밀교 관련 서적을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도서관이 있다. 종교 학자와 밀교 연구자 등을 통해 밀교 관련 서적이 적극 활용되는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그는 또 "올 한해는 남녀노소, 빈부격차를 따지지 않고 온 국민이 서로 어우러지는 '만다라 정신'이 구현되길 바란다"고 했다.

글.사진=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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