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한민족 공동체」설립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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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한민족의 통합과 국제사회에서 한민족의 지위강화를 위해 범한민족공동체(Pan-Korean Community)의 조직화가 요구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구종서씨(중앙일보논설위원·정치학박사)는 제2차 조선학국제학술토론회에서 「범한민족주의의 과제와 비전」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21세기의 동북아시대를 맞아 민족 내부 모순을 극복, 국제사회에서의 주도적 민족이 되기 위해선 남북한은 물론 세계에 흩어진 한민족을 묶는 이같은 기구의 설립이 중요함을 역설했다.
중국 연변대학이 주최한 제2차 조선학국제학술토론회는 남북한 학자 2백여명을 비롯, 중국·미국·소련·일본 등 세계 각 국의 한국학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12∼14일 중국 연변대학에서 경제·철학·역사·문학·어문 등 5개 분과로 나누어 주체발표와 함께 토론을 벌이고 있다.
다음은 이번 토론회에서의 구씨의 주제 발표 요지.
범한민족공동체의 정신적기초가 되는 이데올로기는 범한민족주의(Pan-Korean-ism)다. 범한민족주의는 세계 모든 지역의 한인계 혈통을 공통의 문화·사회적 기반위에 결합시켜 하나의 민족공동체를 결성하는 사상, 또는 운동이라 규정할 수 있다.
이 주의는 안으로는 분단된 조국의 통일·독립·발전을 지향하고 밖으로는 각 민족과의 연대강화를 통해 전인류와의 공존 공영을 모색하면서 국제사회에서의 한민족의 지위강화를 추구한다. 따라서 범한민족주의는 배타적·국수적 민족주의가 아니라 국제성·보편성을 띠는 민족주의가 된다.
범한민즉주의 운동은 현 민족상황과 국제적 한계를 고려, 3단계로 전개돼 나가야한다. 제1단계는 각기 단절상태에 있는 한인사회간의 접촉과 교류다. 이 제1단계운동은 1988년 서울올림픽이후 이미 시작되었다. 남한측은 중·소와 왕래가 가능해지면서 그 지역 한인사회와 연대를 강화하고 있으며 각 국 한인사회 상호간의 접촉도 해외 한민족대표자회의와 한민족체육대회의 형태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또 최근 남북교류도 연예·스포츠분야에서 공동공연·교류공연·교환경기·단일팀 출전 등의 형태로 발전돼 나가고 있다.
제2단계는 제1단계 성과를 바탕으로 범한민족협회(Pan-Korean Association)를 결성하는 것이다. 이 작업은 우선 각국내의 한인단체들로 국가 단위의 한인협회를 조직하고 이 한인협회들로 다시 세계 단일의 한인기구인 범한민족협회를 결성하는 것이다. 범한민족협회와 그 산하 국가별·지역별 기구에는 기능별 하위기구를 두어 서로 교류·협력케하는 사업을 전개하게 한다.
제3단계는 남북을 통일, 단일민족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다. 이 통일한국은 1민족·1국가·1체제의 중앙집권적 민주주의 공화국이어야 한다. 민족의 통일로 범한민족주의 운동이 종결되는 것은 아니다. 통일한국을 중핵으로, 범한민족협회를 외곽으로 하는 범한민족공동체는 통일이후 제2의 민족적 대장정을 개시해야한다.
21세기의 아시아시대에 대비해 한국·중국·일본은 동북아공동체를 결성하고 이것이 중심이 되어 세계와 결합하고 공존하는 새로운 국제질서를 형성해 나갈 것이다. 여기에서 범한민족 공동체가지도적 역할을 담당할 때 우리 민족의 장기목표는 달성된다.
범한민족주의 운동이 효과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선 물론 남북한이 함께 참여, 이 운동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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