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의 역사 우리손으로 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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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방문화에 대한 관심이 부쩍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무관심했던 자기 고장의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인식,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어 신선한 화제가 되고있다.
재단법인 오성장학회가 최근 발간한 향토자료집 『예산의 맥』(국판·6백쪽·비매품)은 바로 예산지역 주민들이 펼쳐온 내고장 뿌리찾기 운동의 한 소산이다.
『서구문화의 홍수 속에서 문화적 정체성의 위기를 맞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예산다운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자긍심을 깨우쳐주기 위해 이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예산출신 대학생 30여명으로 「예산향토사발굴조사단」을 구성, 지난 1월부터 약2개월동안 유물·유적에 대한 탐사활동을 벌인 오성장학회 오장섭회장(45)은 이번 사업의 목적을 이렇게 설명했다.
전문가가 아닌 이들 대학생 조사단은 지역별로 몇개의 팀을 편성, 문헌연구를 통해 사전지식을 습득한 다음 곧바로 현장을 답사, 현지주민들의 구술증언에 따라 직접 발굴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는 3백여명 이상의 주민들이 적극 동참하고 나섰고 이를 토대로 대학생들은 직접 원고작성과 자료편집에 들어갔다. 3백여점의 유물·유적에 대한 해설·조사결과등을 현장사진과 함께 수록한 『예산의 맥』은 따라서 국내 최초로 지역주민들이 주체가 돼 편찬해낸 향토자료집이다.
조사단은 또 유물·유적탐사작업중 기존자료에 오류가 있는 부분도 발견했다고 한다.
오회장은 그러나 『이 사업의 목적이 학술적인 차원보다 우리 것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자는데 있는만큼 하나의 문제를 제기하는 선에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고장 뿌리찾기 운동의 제2차 사업으로 지난겨울에 이어 현재 예산군내 각 고을의 내력,성씨의 유래, 인물등에 대한 조사활동도 벌이고 있는 오회장은 『앞으로 당분간 이 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산=김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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