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내 성향은 중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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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사진) 전 대표가 6일 자신의 이념 성향에 대해 "나는 중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전남 여수를 방문해 "2년3개월 동안 대표로서 당을 대신해 당의 입장을 얘기했다. 그게 중도"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을 중도로 보지 않는 일부 시각에 대해선 "무의식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게 아니냐'며 옛날에 해왔던 말을 그냥 하는 경향이 있다"며 "어떤 부분이 치우쳤느냐고 물으면 답을 못한다. 국익을 위한 길에서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았다고 설명하면 반론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여수 세계박람회 준비위 초청 특강에서 '거시기'란 호남 사투리를 연발해 박수를 받았다. 호남을 향한 박 전 대표의 '구애'였다.

그는 "여당은 지금 당이 몇 개로 조각날지 모르는 상황인데 여당을 지지했던 국민은 참으로 '거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의 집단 탈당 사태가 일어난 이날 그는 '유머'를 가미해 비난에 나선 것. 박 전 대표는 이어 "정치가 이렇게 '거시기'해서야 우리가 선진국으로 갈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의 연이은 '거시기' 발언에 1000여 명의 청중은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신용호 기자

◆바로잡습니다◆

"박 전 대표가 특강에서 '거시기'란 호남 사투리를 연발해 박수를 받았다"란 대목이 있습니다. 여기서 '거시기'를 사투리라고 표현한 것은 잘못됐습니다. '거시기'는 향토색이 짙은 단어이긴 하지만 사투리가 아니라 표준어입니다. 국어연구원에 따르면 1988년 표준어 규정이 만들어지면서 '거시기'는 표준어가 됐습니다. 그 이전에는 '거시기'는 비표준어였고 대신 '거시키'란 어휘가 표준어로 사전에 올라 있었습니다. 이상규 국립국어원장은 "'거시기'는 지역적으로 널리 쓰이는 말이지만 특정 지역에서의 쓰임새가 부각돼 오해하는 일이 있다"며 "최근 영화 '황산벌'에서 백제군들이 '거시기'를 사투리인 듯 반복해 사용한 것 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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