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김훈 '슛맛'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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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전자랜드)이 자기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걸까. 올 시즌 부진을 거듭하던 전자랜드의 포워드 김훈은 지난 25일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17득점하며 회생의 기미를 보였다. 여섯개 시도한 2점슛을 모두 성공시키는 모습에서는 절제력까지 느껴졌다. 1쿼터에는 오리온스의 두 가드 김승현.박지현을 팀 동료 조동현과 함께 효과적으로 막아내기도 했다.

김훈은 올 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데려갈 만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성실한 수비와 안정된 슈팅력을 겸비해 활용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김훈은 SBS에서 전자랜드로 이적했다. 전자랜드는 대우-SK 빅스를 잇는 팀이다. 대우의 창단 멤버였던 김훈이 친정으로 돌아왔고, 연세대 시절 코치였던 유재학 감독이 사령탑이어서 전망도 괜찮았다.

그러나 김훈에게 올 시즌은 '악몽'이었다. 지난 시즌까지 경기당 12.8득점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지난 24일까지 경기당 3.3득점에 불과했다. 뛰는 시간도 평균 13분 남짓. 두 경기에서는 무득점이었고, 23일 LG전에서는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김훈은 2번 슈팅가드 자리는 조동현에게, 3번 스몰포워드 자리는 문경은에게 밀리는 처지다. 득점력을 높여야 살 길이 생기는데 생각이 많다보니 슛이 마음같지 않다. 특히 뛰어난 포인트가드가 없는 전자랜드에서는 스스로 슈팅 기회를 만들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김훈이 부진에 빠지자 주위 사람들은 "주워먹는 슛에 길들여졌다. 개인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했다. 수비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느리기 때문에 주전 경쟁에서 밀린다는 지적도 있다.

김훈은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중거리 슛보다는 골밑을 파고들어 2점슛 위주의 공격을 펼쳤고, 수비에도 열심이었다.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김훈의 경기력 회복은 팀에 중요한 일이다. 한때 스타 대접을 받던 본인에게는 더욱 절실한 문제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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