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이후 실업급여자 30대가 29%로 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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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30대 근로자들이 가장 많이 퇴출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륙도(50~60대)''사오정(40~50대)에 이어 불거진 '30대 위기론'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또 생산직보다 사무직 근로자의 고용불안이 더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사실은 노동부가 98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업급여를 신청한 근로자를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이에 따르면 이 기간 중 실업급여를 신청한 사람은 모두 1백67만5천3백56명으로 이 가운데 30대가 29.6%인 49만6천3백32명으로 가장 많았다. 30대에 이어 40대 근로자가 21.1%인 35만3천7백77명이었고 ▶25~29세 20.4%(34만2천1백91명) ▶50대 17.5%(29만2천3백75명) ▶25세 미만 8.8%(14만6천3백74명) ▶60세 이상 2.6%(4만4천3백7명) 순이었다. 한창 일할 나이인 20~40대가 무려 79.9%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실업 급여를 받을 자격이 있는 고용보험 가입자 가운데 30대가 34%에 달한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퇴출당하는 사람도 많다는 뜻이다.

또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98년 이후 30대 근로자가 많았던 정보통신(IT) 관련 기업들이 새로 생기거나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직종별로는 사무직 근로자가 전체의 34.6%인 57만9천1백8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수출업무 또는 기계세공 등에 몸담고 있는 기능직 종사자(30만8천69명), 단순노무직(28만9천2백49명), 기술공 및 준전문가(15만5천9백8명), 서비스근로자 및 시장판매직(11만6천1백44명), 고위 임직원 및 관리자(9만9천8백53명), 전문가(7만2천9백90명) 순으로 실업급여를 신청했다.

이들이 일자리를 잃은 이유는 권고사직이 56.1%(93만9천2백54명)로 가장 많았고 ▶정리해고 18만3천6백22명 ▶도산 및 폐업 17만3천7백81명 ▶계약만료 등 16만8백14명 순이었다.

◇실업급여란=정리해고나 권고사직, 도산.폐업 등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일자리를 잃었을 경우 신청할 수 있다. 대신 신청할 때는 다른 직장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실업급여 금액은 퇴출당하기 전에 받던 월급의 50%가량이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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