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평양 미군 전진배치 계속”/체니 미 의회 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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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급격한 감축억제 시사
【워싱턴=연합】 딕 체니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31일 미국이 서태평양지역에서 철수할 경우 다른 국가들이 이 지역에서 힘의 공백을 메우려고해 불안정,군비경쟁,극적인 세력변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미 군사력을 장기적으로 전진배치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체니 장관은 이날 하원예산위에 출석,탈냉전시대 미국의 국방정책과 장기적인 국방예산 전망에 관해 증언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체니 장관의 이날 발언은 중장기적으로 한국·일본 등 아시아지역에 전진배치된 미 군사력은 각국이 군사비 분담을 증가하는 선에서 급격하게 감축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미 행정부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체니 장관은 리처드 더빈 의원(민주·일리노이)등 일부 의원들이 경제대국인 일본등에 대해 미국이 계속 안보지원을 할 필요가 있느냐고 이의를 제기한데 대해 『우리는 우방국들에 대해 안보·자선사업을 하기 위해 군사력을 주둔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의 국익에 부합되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태평양과 같은 지역에서 미국이 철수할 경우 다른 나라들이 그 공백을 메우려 할 것이고 이는 미국에도,다른 나라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체니 장관은 미국은 금세기초 해외주둔군을 불러들이고 고립주의적인 정책을 채택함으로써 1941년과 1942년 전세계를 전쟁으로 다시 몰아넣는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는 오는 92년말까지 전반적인 국제정세 변화를 반영하는 국방예산 삭감정책의 일환으로 아­태지역에서 약 10%의 병력을 철수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으며 3년 이후의 중장기 감축계획은 당시의 지역정세를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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