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살 뺀' 삼보 다시 공격경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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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내 2위의 PC 제조사 삼보컴퓨터가 공격경영 재개를 선언했다. PC 경기 불황과 두루넷 등 계열사의 부실로 인해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거친 결과, 올 3분기까지 흑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이 호전된 데 따른 것이다.

삼보컴퓨터 박일환 사장은 26일 신제품 발표회를 열고 "이제까지는 생존이 최대과제였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삼보가 내놓은 신제품 '루온'은 PC에 TV.DVD.라디오.카메라 등 각종 가전제품 기능을 결합한 이른바 '차세대 PC'다. 마더보드.하드디스크.DVD드라이버.그래픽카드 등 각종 PC 부속품을 외부에서 쉽게 탈부착할 수 있도록 모듈화해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사양을 바꾸고 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가격도 삼보의 기존 PC보다 30만~40만원 이상 비싸게 책정, 별도의 고급 브랜드로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삼보컴퓨터 문호석 마케팅담당 이사는 "기존의 드림시스와 함께 루온으로 디지털 컨버전스(융복합화)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며 "내년 이후 신제품을 계속 선보이기 위해 복수의 프로젝트팀들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보는 지난해 4천9백억여원의 대규모 적자를 내며 강도높은 구조조정 과정에 돌입했다. 오너인 이홍순 부회장이 퇴진하는 대신 전문 경영인인 朴사장이 CEO에 취임했고 지난 7월에는 비용 절감을 위해 역삼동 사무실을 폐쇄한 뒤 경기도 안산공장으로 통합했다. 수익이 나지 않는 계열사를 정리하고 해외공장들도 별도법인으로 독립시켰다.

그 결과 올 3분기까지 14억원의 누적 흑자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특히 미국.중국 등으로의 수출이 활성화돼 지난해 2백77만대였던 수출 물량이 올해는 3백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삼보 측은 예상하고 있다.

朴사장은 "미국의 PC 경기가 살아나면서 멕시코 현지 공장의 경우 현재 올 상반기와 비교해 생산량이 1백50~2백% 늘었다"며 "이제 내수만 회복되면 본격적으로 안정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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