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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렌즈가 '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안경을 써 온 회사원 조모(34.여)씨는 안경이 지금도 내키지 않는다.

불편하기도 하지만 안경 때문에 눈 주위가 붓고, 미관상에도 안 좋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주변에선 라식수술을 권하기도 하지만 한번도 몸에 '칼'을 댄 적이 없어 두렵기만 하다. "수술이 잘못돼 아예 실명하는 건 아닌지 …". 그런 생각에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도 없다. 주변에서 들리는 부작용도 그녀의 선택을 주저하게 만든다.

하지만 무작정 마음을 졸일 수만은 없는 일. 결국 병원을 찾아간 그녀에게 의사는 의외로 수술이 아닌 다른 방법을 말했다. "드림렌즈를 해보는 게 어떠냐?"는 것이었다.

근시의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드림렌즈 열풍이 불고 있다. 안경을 벗는 것은 물론 시력교정 효과까지 있어 요즘 안과에는 드림렌즈에 관한 문의가 러시시를 이루고 있다.

◆시술 없어도 시력교정 가능
근시를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안경은 괴로움이다. 그 괴로움을 해결하는 방법은 라식·라섹수술 등이었다. 하지만 각막이 얇거나 나이 등의 이유로 수술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들에게 최근 안과의사들이 내미는 처방이 드림렌즈다. 렌즈를 잠 잘 때 착용, 각막의 굴절력 변화를 일으켜 시력회복을 유도하는 것이다. '각막굴절교정렌즈'가 더 정확한 표현이지만 잠 잘 때 쓰기 때문에 '드림렌즈'란 이름을 얻었다.

드림렌즈의 정식명칭은 20년 전 개발된 orthokeratology lens다. 줄여서 O.K 렌즈라고도 했다.

초창기의 O.K 렌즈는 단순히 경도 근시만 교정되고 각막에 상처가 생기는 단점이 있었으나 5~7년 전부터 시력교정 효과와 착용감이 향상돼 많은 사람들이 쓰게 됐다. 자는 동안 각막을 눌러줘 낮시간에는 안경이나 렌즈를 착용하지 않아도 잘 보이게 하는 시력교정 효과가 생기고, 근.난시 진행도 억제한다. 해외 저널에 발표된 학술자료에 따르면 근시 진행을 75~80%까지 억제해 준다는 보고도 있다.

잠잘 때 끼면 하루 정도, 길게는 2~3일간 시력교정 효과를 볼 수 있다. 낮 시간대 활동때문에 잠 잘 때 끼는 것을 권장하는 것일 뿐 낮시간에 이 렌즈를 꼈다고 효과가 없는 것도 아니다. 낮에 렌즈를 끼고 밤에 빼면 역시 밤 시야가 훤해진다.

◆이런 사람이라면 추천할 만
안과의사들은 초등학생에게 드림렌즈를 자주 추천한다. 이제 막 근시가 시작됐다면 근시의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고, 활동량이 많아 안경을 썼을 경우 생기는 부상 우려 등을 말끔히 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 아이의 경우 안경에 의해 콧뼈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눈 밑에 검은 그림자가 생기는 등 외모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성장기에 얼굴 모양을 제대로 잡아주기 위해 안경 대신 드림렌즈를 권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드림렌즈는 외국에서 눈이 나쁜 스쿠버다이버들을 위해 고심끝에 성인용으로 개발된 것이다. 청소년용으로만 오해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과거엔 근시가 약한 정도만 시력교정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기존 드림렌즈 외에 중등도 및 고도 근시를 교정 할 수 있는 드림렌즈가 개발돼 마이너스 3~4디옵터 이상, 8~9디옵터까지 고도 근시에도 탁월한 교정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을 경우 결막염이 생길 수 있다는 일반적인 렌즈의 단점과 70만~150만원에 이를 정도로 가격이 비싸다는 게 흠이다.

이화연 서초성모안과 원장은 "시력교정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아동의 경우 성장에 따라 입는 옷의 사이즈가 달라지듯이 드림렌즈도 시력이 나빠지면 바꿔 줘야 한다"며 "일반인의 경우도 6개월에 한번 정기 안과검진을 받으면서 렌즈를 끼면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양성철 기자 ygodot@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이형남 기자

○이화연
가톨릭의대 졸,의학박사
대림성모병원 안과과장
현 서초성모안과 원장
02-532-3844
www.eyelee.co.kr

첫 착용자는 하드렌즈를
콘택트렌즈는 소프트렌즈와 하드렌즈 두 가지가 있다.

콘택트렌즈를 처음 착용하는 경우는 하드렌즈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하드렌즈는 각막에 산소 투과가 잘 되므로 처음에 착용 할 때는 이물감도 있고 불편하지만 1~2주 적응 기간만 거치면 착용할 수록 편안해지고 각막염.결막염 등의 부작용도 적다. 드림렌즈는 하드렌즈의 일종이다.

반면에 소프트렌즈는 처음 착용은 쉬우나 시간이 지날수록 눈으로 가는 산소가 부족해 충혈, 이물감 등 렌즈에 의한 염증이 생기기 쉽다. 또 이미 소프트렌즈에 적응되고 나면 나중에 하드렌즈로 바꾸려 해도 적응이 쉽지 않다.

렌즈를 끼게 되면 위생이 생명이다. 오래된 렌즈용품이나 렌즈케이스 등에서 감염된 렌즈를 사용하면 각막염·결막염 등의 부작용이 생긴다. 렌즈 크리너와 보존액 등 렌즈 용품은 가급적 개봉 후 한달 이내에 모두 사용하고 버리는 것이 좋다.

렌즈를 끼는 사람은 손톱을 짧게 깍고 손을 깨끗이 씻은 후 렌즈를 세척해야 한다. 그래야 이물질이 렌즈 표면에 쓸려 들어가지 않는다.

수영장이나 목욕탕에서는 절대 렌즈를 착용하면 안 된다. 하드렌즈의 경우 물이 눈에 닿으면 렌즈가 눈에서 떨어져 렌즈 분실 가능성도 높지만 무엇보다 수영장·목욕탕 물이 묻으면 렌즈가 오염돼 안과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도움말=서초성모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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