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자폭 테러로 130명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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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시아파 거주지구의 시장에서 3일(현지시간) 트럭을 이용한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해 적어도 130명이 숨지고 300명이 부상했다고 BBC를 비롯한 외신들이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이날 테러 공격은 야간 통행금지 시간을 앞두고 식료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상당히 붐비던 알사드리야 시장 한복판에서 벌어져 희생자가 특히 많았다. 공격 직후 인근 이븐알나피스 병원은 부상자의 비명과 희생자 가족들의 절규로 아비규환을 이뤘다고 BBC는 전했다. 이라크 내무부는 수t의 폭탄을 실은 트럭이 자살 공격을 가한 운전자와 함께 폭발하면서 커다란 웅덩이가 팼을 정도로 폭발이 강력했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는 지난해 12월 30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사형 집행 뒤 벌어진 시아파에 대한 테러 중 가장 희생자가 많다. 이날 이라크 북부 키르쿠크에서도 자동차를 이용한 자살 공격이 발생해 5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다쳤다. 중부 도시 사마라에서는 총격전이 벌어져 경찰 6명이 숨졌다.

최근 일련의 테러는 후세인과 같은 종파인 수니파가 처형을 주도한 다수 시아파에 보복 공격을 하는 종파 분쟁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날 이라크의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이것은 잔혹한 범죄"라며 "사담 후세인을 추종하는 무리들이 돌아와 무고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죄를 저지르면서 이라크의 단합과 평화를 해치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이라크 정부 대변인인 알리 알다바흐는 이날 알이라키야 방송에 출연해 "이번 테러를 비롯해 바그다드에서 벌어지는 폭탄 테러의 절반은 시리아에서 온 극단주의자들이 벌이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증거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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