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5억원 조달 “거뜬”/자금난 한보주택(경제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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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계열사 차입금·정 회장 개인돈설
지난 21일 입원중이던 한양대병원을 나와 모처에 머무르고 있는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이 한보주택의 운영자금조로 한달에 5억여원을 끌어들이고 있어 「돈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한보주택은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으로부터 더이상의 금융지원을 받지 못하는데다 지하철공사등 시공중인 14건의 공사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한보주택은 현재 한달치의 종업원 임금이 밀려있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회사경영에 필요한 한달 4억∼5억원의 최소자금을 정회장이 직접 조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관계자들은 이 돈의 출처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으나 금융계에서는 한보철강등 계열사 차입금이나 정회장 개인 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한보주택에 대한 법원의 법정관리 결정여부를 두고 한보주택의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과 한보철강의 주거래은행인 서울신탁은행의 입장이 대립돼 있어 법원의 결정이 주목되고 있다.
조흥은행은 법정관리신청이 기각돼 한보주택이 파산될 경우 담보권을 행사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기각을 희망하고 있다. 반면 신탁은행은 법정관리가 기각되면 한보주택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을 한 한보철강과 철강의 주거래은행인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법정관리결정을 희망하고 있는 입장.
조흥은행은 법정관리 기각에 대비,담보물권에 대한 평가까지 거의 마무리해 놓은 상태며 신탁은행측은 기각되더라도 한보철강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느라 골몰하고 있다.
한편 법정관리여부에 대한 법원측의 최종결정이 계속 미루어지고 있는 점에 대해 금융계 일각에서는 이 문제가 이미 법원차원을 떠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심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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