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새 연안여객선도 장악/의문남는 세모사업 확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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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선박 인수에만 1백34억원 투입/막강한 현금동원력에 업계 경악
16개 사업부제를 통해 각종사업을 펴고 있는 (주)세모가 한강유람선 이외에 88년말 연안여객선사업에도 착수,배를 잇따라 인수하거나 외국에서 도입해 불과 3년만에 국내 최대연안여객선 보유회사로 부상한 사실이 확인돼 관심을 끌고 있다.
(주)세모는 또 85년 전남 완도에 조선소를 설립한데 이어 88년부터 수백억원을 투자해 경남 고성에 대규모 조선소를 건립하는등 최근 몇년동안 바다 관련사업에 주력,사세가 급신장했다.
(주)세모가 연안여객사업에 뛰어든 것은 88년 12월.
당시 적자에 허덕이던 부산의 한려개발로부터 엔젤 1,3,9호와 한려 1호 등 4척의 연안여객선을 25억원에 전격적으로 인수,부산지방 해운항만청으로부터 손영록 부사장(47)명의의 연안여객사업면허를 받은뒤 89년 1월1일부터 부산을 기점으로 하는 남해안 연안여객 사업을 시작했다.
세모는 6개월뒤인 89년 6월초 영광개발(주)로부터 영광 1호(1백4t),2호(1백13t)을 26억4천만원에 사들인뒤 8월초엔 경남 충무의 동일호를 매입하는등 1년도 안돼 7척의 연안여객선을 인수했다.
세모는 다시 90년 1월 충무의 프린스호를,3월엔 전남 여수의 신영고속페리로부터 여수∼거문도간을 운항하는 순풍·덕일·신진·새마을호 등 여객선을 각각 인수하고 8월엔 50억원을 들여 노르웨이에서 초현대식 쾌속선 공기쌍동부양선 1척을 도입했다.
국내유일의 이 공기쌍동부양선은 세모의 유병언 사장(50)이 직접 『바다를 개척한다』는 의미에서 당시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소련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정책에서 이름을 따 페레스트로이카호로 명명,부산∼거제항로에 취항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세모는 지난해말 부산의 경인해운으로부터 명성호·페리호를 매입하는등 90년 한햇동안에도 7척의 연안여객선을 인수 또는 도입,현재 국내 34개 연안여객선사 가운데 가장 많은 16척의 연안여객선을 보유하고 부산∼거제·충무 등 8개항로에 취항,사업개시 2년6개월여만에 사실상 남해안 연안여객항로를 장악하는 경이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세모는 89년 충무의 동일호를 인수할 당시 충무의 최대여객선사인 고려개발소속 여객선 5척모두를 인수하려다 실패하기도 했으며 이때 남해안 연안여객업계로부터 국내연안여객항로 독점을 기도한다는 의혹을 불러일으켜 강한 반발이 일기도 했다.
세모는 여수 신영고속페리여객선 인수때 신영측이 30억원을 요구한 것을 19억여원에 깎아 사들이는등 인수여객선 대부분을 경영난을 겪고 있는 선사로부터 헐값에 매입했다. 단기간에 여객선인수·도입에 1백34억원의 엄청난 자금을 투입했으며 통상 수표나 어음으로 결제하는 중고선박매매 관례를 깨고 현금을 많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모는 이밖에도 지난 2월 인천∼제주간 항로여객선 운항 내인가를 받은데 이어 이달 19일 제주일주 항로운항권을 항만청으로부터 내인가받는등 사업 확장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모는 또 연안여객사업과 함께 조선사업에도 뛰어들어 85년 전남 완도에 소규모 세모조선소를 설립한데 이어 88년엔 경남 고성군 동해면 장기리에 6만평을 매입,여객선·모터보트·요트·어선·FRP선 등을 건조할 수 있는 세모조선소를 건립하고 있다.
89년초부터 부지정지작업에 들어간 고성조선소는 현재 연건평 3천1백40평규모의 공장건물 2개동,기숙사 2개동,복지시설 1개동 등이 공정 70%를 보이고 있으며 모두 2백21억원이 투입돼 94년말 완공예정이다.
세모의 이같은 연안여객사업 및 조선사업확장은 세모스쿠알렌과 함께 바다와 관련된 사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유사장이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객선인수당시 세모의 막강한 자금력에 놀랐던 연안여객선업계는 최근 오대양수사가 진전되자 자금출처에 심증을 굳히고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다.<부산=강진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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