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 유도 91세계선수권서 사상 첫 영예 김미정·문지윤「금」2메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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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바르셀로나(스페인)=전종구 특파원】한국여자유도가 세계선수권대회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 2개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26일 오전(한국시간) 이곳 플라우 블로그라다 체육관에서 개막된 91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첫날 여자부의 72㎏급 김미정과 72㎏이상급 문지윤(이상 체과대)이 잇따라 우승을 차지해 선풍을 일으켰다.
여자유도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승전보를 올린 김미정은 결승에서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의 강호 다나베(일본)를 맞아 시종 접전 끝에 경기종료 7초를 남기고 허벅다리 후리기 효과를 성공시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또 문지윤은 지난해 북경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중국의 장잉을 줄곧 몰아붙여 우세승(유효 2개·효과 1개)을 장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편 남자 95㎏이상급의 기대주 김건수(쌍용양회)는 일본의 오가와에게 3회전에서 패해 패자전으로 밀렸으나 패자 결승에서 룩셈부르크의 뷜러에게 통쾌한 한판승을 거둬 동메달을 추가했다. 그러나 95㎏급의 이준령(체과대)은 2회전에서 일본의 가모치에게 패해 탈락했다.
한편 일본은 세계선수권 대회를 2연패한 간판스타 오가와가 준결승에서 소련의 코소로토프에게 덜미가 잡히는 충격 속에 은1, 동1개의 부진을 보였다.

<대진추첨 운도 한몫>
한국의 금메달 획득엔 대진 운도 한몫.
문지윤은 같은 A그룹의 89세계선수권 무제한급 우승자인 로드리게스(쿠바)가 1회전에서 폴란드의 복병 막시모에게 한판패, 탈락했고 강호 일본의 스즈키와 중국의 장잉, 영국의 리 등은 모두 B그룹에 속해 서로 물고 물리는 바람에 어부지리를 얻은 것.
김미정도 난적인 중국의 렝츈위, 일본의 다나베 등과 조를 달리해 대진추첨 덕을 보았다.

<"너무 기뻐 할 말 없다">
박용성 회장은 이날 한국선수들이 금메달을 딸 때마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열띤 박수와 함께『잘한다』고 환호.
박 회장은 경기 후 선수단 전원을 이곳 아리랑 식당으로 초청, 축하만찬을 베풀며『너무 기쁜 나머지 할말이 없다』고 상기된 표정.

<일·중 등 침통한 분위기>
그 동안 다섯번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고작 3개의 동메달에 그쳤던 한국여자유도가 대회 첫날 한꺼번에 금메달 2개를 획득하자 유도간판으로 꼽혀온 일본을 비롯해 중국·소련·프랑스 등은 한결같이 한국의 선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들.
이날 남녀 4체급 경기에서 소련·프랑스는 1개씩의 금메달을 따냈으나 한국이 여자부 금메달을 독식하자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고 특히 일본 선수단은. 4명의 선수가 출전, 여자 72㎏급 다나베가 은메달 1개에 그치자 침통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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