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첫 명예박사 학위 4명의 공통점은 …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정문술(68) 전 미래산업 회장이 2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위 수여식에서 KAIST 개교 이래 첫 명예 박사학위를 받는다. 이종문(78) 미 암벡스 회장, 박병준(72) 미 산업제품 안전성시험평가연구소(MTL) 회장, 닐 파팔라도(64) 미 메디테크 회장도 학위를 받는다.

KAIST는 정 전 회장이 기부한 300억원으로 2003년 말 교내에 '정문술 빌딩'을 세웠다. 대학 측은 학위를 받으러 오는 길에 이 빌딩을 둘러봐 달라고 정 전 회장에게 부탁했다. 그러나 그는 손사래를 쳤다. 정 전 회장은 이 빌딩 기공식과 준공식 때도 학교 측의 참석 요청을 정중히 거절했다. '생색내기 싫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날 명예 박사학위를 받는 4명은 자수성가해 번 돈을 사회에 환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많은 돈을 기부하면서도 요란하지도, 생색내지 않는 것도 닮은꼴이다.

박 전 회장은 활발하게 자선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 MIT와 래히 클리닉에 200만 달러씩, 미 코네티컷대와 터프트대에 각각 25만 달러를 지원했다. 재미교포지만 국내 학교에도 관심을 쏟았다. 춘천해양장학재단에 11억원, 서울대에 10억원, 서울사대부고에 5억원 등을 내놓았다. 그는 1986년 미국에서 MTL을 세워 성공을 거뒀다.

파팔라도 회장은 68년 병원용 소프트웨어업체인 메디테크사를 설립했다. 2005년 매출은 약 3억 달러. 그는 MIT 전임 교수를 늘리는 데 쓰라며 400만 달러 등 총 2700만 달러를 내놨다. 이외에도 보스턴 심포니오케스트라, 시민단체 등 다양한 분야에 자선을 베풀고 있다.

파팔라도 회장은 서남표 KAIST 총장과 MIT 기계과 동문으로, 현재 총장 자문역을 맡고 있다. 이 회장은 KAIST에 20억원을 내놔 '이종문 도서관'을 설립했으며,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 박물관에 1600만 달러를 내놓는 등 매년 곳곳에 기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제약회사인 종근당 창업주인 고 이종근 회장의 친동생으로 대학을 졸업한 뒤 종근당 전무를 지내다 70년 미국으로 이민 갔다. 82년 실리콘밸리에 다이아몬드 멀티미디어시스템(DMS)사를 설립했으며 그 회사를 상장해 약 4억7000만 달러의 돈을 벌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