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교도소 복역 중 알게 된 徐씨와 鄭씨는 송유관에서 휘발유를 훔쳐 팔기로 하고 지난 2월 영천시 북안면 북리 李모(33)씨의 외딴 집을 1백만원에 임차했다. 李씨 집 부근에 대형 송유관이 지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鄭씨의 제안에 따른 것이었다.
鄭씨는 1999년 영천시 대창면의 송유관에서 휘발유를 훔치다 구속된 적이 있을 정도로 이 지역 송유관 위치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 집 주인에게는 "건강이 좋지 않아 요양을 하려고 한다"고 둘러댔다.
이들은 주민의 눈을 피해 삽과 곡괭이로 야산 기슭 밭을 파내기 시작했다. 송유관과 집 창고 사이 2백m를 1m 깊이로 파고 지름 2㎝짜리 호스를 묻었다. 쇠 파이프를 뚫는 전문공구인 태핑머신으로 송유관을 뚫어 호스와 연결했다. 창고 안에는 기름을 저장할 대형 저장통 두 개도 만들었다. 호스 끝에는 기름의 양을 파악할 수 있도록 밸브까지 달았다. 훔친 기름을 실어나르기 위해 승합차 뒷자리 의자를 뜯어내고 철제 상자도 실었다. 이 같은 시설을 마련하는 데 6개월이 걸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준비작업이 마무리되자 지난 8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83만5천여ℓ의 휘발유를 빼돌려 장물아비(수배)를 통해 시중에 팔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영천=홍권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