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께 첫 매장 여는 '갭'=지난달 25일 신세계의 자회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미국 갭사와 갭, 바나나 리퍼블릭 브랜드의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했다. 갭사는 올드 네이비, 포스&타운, 파이퍼라임 등의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는데 우선 두 브랜드만 국내에 선보이기로 했다. 갭이란 브랜드는 세대차를 뜻하는 'Generation Gap'에서 따왔다. 모든 세대가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았다. 갭은 남성.여성.아동.유아 의류뿐만 아니라 액세서리.생활용품까지 판매한다. 바나나 리퍼블릭은 '고품격 캐주얼'을 지향한다. 갭과 달리 20~40대를 겨냥한 제품을 만든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두 브랜드의 강점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꼽는다. 특히 갭은 1969년 미국 시카고에 첫 매장을 내면서 생산.유통.판매 일관체제를 갖춤으로써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갭의 국내 판매가격이 미국 현지 판매가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신세계 측이 "갭을 고급 브랜드로 자리 매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갭의 첫 매장은 3월께 신세계 백화점 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 대형 판매센터 준비하는 '자라'=롯데가 자라 브랜드를 보유한 인디텍스로부터 수입 판매권을 확보한 상태다. 첫 매장 개장이 늦어지자 한때 계약 파기설이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인 사항을 조율하는 중이며 올해 안으로 대규모 매장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매장 위치다. 어느 도시건 가장 번화한 곳에 3, 4층짜리 건물 전체를 확보해 매장을 운영하는 자라 측에서 롯데에도 비슷한 조건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첫 매장 자리로 서울 소공동 롯데 영플라자의 두 개 층이 거론돼 왔다.
자라는 세계 곳곳에서 2주마다 신상품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디자인력이 우수하다는 얘기다. 자라는 스페인 본사에만 200여 명의 디자이너를 두고 있다. 매년 1만2000여 개의 신상품을 내놓는데 각 지역 점장의 주문에 따라 생산량을 정하는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을 취하고 있다. 스페인에 총 19만 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보유한 자라는 각국으로 주 2회 제품을 항공 배송한다. 유행에 맞춰 발 빠르게 새 디자인을 내놓기 때문에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브랜드로 불린다.
◆ 상반기 5곳 매장 열 '띠어리'=제일모직이 미국계 여성복 브랜드 띠어리를 들여온다. 97년 미국 뉴욕에서 첫선을 보인 이 브랜드는 현재 도쿄.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에 광범위하게 진출해 있다. 제니퍼 애니스턴, 앤젤리나 졸리 등 유명 할리우드 스타의 사랑을 받으면서 '뉴요커 스타일' 의류로 자리 잡았다는 평을 듣는다. 제품 특징은 '간단명료하면서 군더더기 없는 실루엣'이다. 대표적인 제품이 몸에 딱 맞으면서도 편안하게 디자인된 '맥스 팬츠(Max Pants)'.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주인공이 언급했을 만큼 유명한 아이템이다. 제일모직은 상반기 안에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신세계 본점 본관 등 5곳에 매장을 낼 계획이다. 가격대는 25만~45만원. 제일모직은 올해 예상 매출액을 150억원으로 책정했다. 제일모직은 국내 1위 패션업체임에도 불구하고 남성복에 비해 여성복 비중이 상당히 낮은 편이었다. 이 회사 여성복 부문 김진면 상무는 "띠어리 론칭을 계기로 여성복 패션사업을 다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