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전략석유 비축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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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전략석유 비축 작업이 처음 시작됐다. 2004년 3월 국무원이 비상시에 대비한 전략석유 비축 계획을 확정한 지 꼭 3년 만이다. 첫 비축을 계기로 앞으로 중국 내 석유 비축 사업에 탄력이 붙게 됐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경제운영국의 주훙런(朱宏任) 부국장은 29일 관영 신화(新華)통신과 만난 자리에서 "2004년 10월 11일 착공된 저장(浙江)성의 전하이(鎭海) 전략석유비축기지가 최근 완공돼 석유 비축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닝보(寧波) 남쪽 바닷가에 위치한 전하이 기지는 중국의 5대 전략비축기지 가운데 가장 큰 500만t 규모로 알려졌다.

주 부국장은 "중국의 전략석유 비축 규모는 미국.일본.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한참 떨어진 수준"이라며 "중국은 면적도 넓고 인구도 많은 만큼 앞으로 전략석유 비축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1억4518만t의 원유를 수입해 미국.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석유 소비량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그럼에도 현재 중국의 석유비축량은 하루 수입량을 기준으로 국가전략용이 10일치, 상업용이 21일치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 산하의 전략석유비축 사무국에 따르면 미국(158일치).일본(161일치).독일(127일치)은 전략석유를 중국보다 훨씬 넉넉하게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국 관계자는 "국제에너지기구의 권장량은 90일치"라고 소개한 뒤 "중국은 2015년께는 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무원이 2004년 처음 확정한 비축기지는 전하이 기지를 비롯해 그 앞바다에 위치한 저장성 저우산(舟山) 지역의 다이산(岱山) 기지, 랴오닝(遼寧)성의 다롄(大連) 기지,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인근의 황다오(黃島) 기지 등 네 곳이다. 2005년 5월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 남단의 다야완(大亞灣)에도 추가로 석유비축기지를 건설키로 결정함으로써 비축기지는 모두 5개로 늘어나게 됐다.

다야완 기지를 제외한 4대 기지 건설을 위해 중국 정부가 투입한 자금은 100억 위안(약 1조21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광둥성 정부는 480억 위안을 투자해 잔장(湛江)~마오밍(茂名)~광저우(廣州)~후이저우~산터우(汕頭)를 잇는 종합석유기지 벨트를 건설하면서 그 중심지인 다야완에 석유비축기지를 세우기로 했다. 석유의 운반-가공-비축-반출을 일괄 진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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