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엑스포 전시관 수주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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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93년 열릴 예정인 대전무역박람회(EXPO) 준비가 본격화되면서 광고·전시전문업체들의 전시·설계용역 수주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전엑스포의 전시관건축·설계·전시·연출·홍보 등 각종 이벤트사업에 따른 예산규모가 3천억원에 이르는데다 전시·설계용역을 따낼 경우 건축·운영용역 등에까지 선점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광고대행사들은 이에따라 건설·설계업체, 또는 해외의 전시전문업체와 컨소시엄을형성해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 이렇다할 전시산업이 형성되지 못한 가운데 별다른 경험이 없는 군소업체들이 난립해 있는가 하면 대전엑스포만을 노리고 최근 1∼2년 사이에 설립된 전시·영상전문업체만도 10여개에 달하고 있다.
특히 낙후된 국내 전시산업의 틈을 비집고 외국업체와 해외교포가 운영하는 업체까지 뛰어들어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이과정에서 정치권에 대한 로비설등이 번져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로비설은 정부의 발주가 본격화되면서 두드러지고 있다.
현재 l6개의 상설독립관과 9개의 임시독립관중 설계·건설·전시용역 등의 발주가 시작된 곳은 주제관(발주기관 무역박람회조직위), 자원활용관(동력자원부), 정보통신관(한국통신) 등 17개 전시관이다.
이중 그룹 내 자체 광고대행사가 있는 대기업관을 제외한 8개 전시관의 용역을 제일기획·오리콤·거손 등 종합광고대행사를 비롯, 슈퍼텍·시공테크·토우건축·EX·영지도쓰 등 신생 중소업체가 계약을 따냈다.
가장 많은 계약을 따낸 곳은 재미교포인 김정규씨가 운영하는 슈퍼텍.
미국에서 컴퓨터부품업을 비롯, 무역·부동산업을 하는 슈퍼텍은 주제관 (총예산 2백43억원)의 전시용역, 정보통신관(4백70억원), 전기에너지관(1백97억원) 등 세 군데의 전시·설계용역을 맡았다.
외국업체 중에는 일본의 유명광고대행사인 덴츠가 포항제철이 발주한(총예산 2백억원) 소재관 전시용역을 따냈다.
국내 관련법규및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낀 덴츠는 국내광고대행사인 두산그룹계열 오리콤과 컨소시엄을 형성, 다른 전시관의 전시용역수주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밖에 미국의 베리하워드, 캐나다의 아이맥스등 전문 전시·영상업체들이 대우·쌍룡·선경그룹 전시관의 전시용역을 맡았다.
신생업체 및 외국업체들에 전문영역을 잠식당하고있는 국내대형 광고대행사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주택공사발주의 주거환경관 전시용역계약을 체결한 제일기획의 경우 삼성종합건설·삼우종합건축사무소와 컨소시엄을 형성, 설계 및 건설까지의 턴키베이스수주를 노리고있다.
제일기획은 지난해 10월 대전엑스포팀을 구성, 설명회 개최에만 건당 3천만∼5천만원의 경비가 드는 각종 전시관수주에 나서는등 열의를 보이고있다.
국내광고대행사 거손도 일본의 임시건물 전문건축업체인 TSP와 손을 잡고 동자부가 발주한 동력자원관의 전시용역을 맡았다.
현대그룹의 교통관 용역을 맡은 금강기획은 현대정공·건설과 합동으로 팀을 구성, 다른전시관의 용역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종합광고대행사들은 군소업체에 용역을 맡길 경우 부실화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발주기관에 강조하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대전엑스포가 집안 행사가 아닌 국제행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발주기관이나 수주경쟁업체 모두 엑스포가 부실화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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