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나우두, 중국 CCTV에 열 받았다

중앙일보

입력

축구 황제 호나우두가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과 한 제약회사를 초상권 침해 혐의로 고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인터넷 신문 온바오가 28일 전했다. 사건은 호나우두가 출연하지도 않은 가짜 광고가 제작돼 CCTV를 통해 방영되면서 시작됐다.

지난 2003년부터 전파를 타기 시작한 감기약 '진상쯔' 광고는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호나우두가 날렵하게 몸을 날리며 멋지게 슛을 하는 장면과 광고 마지막에 호나우두가 '진상즈' 한 통을 손에 들고 웃어 보이는 장면이다.

하지만 호나우두 측은 "중국 광고회사나 제약회사와 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으며 더구나 호나우두가 광고에 출연한 적도 없다"면서 "이는 초상권 침해로 광시(?西) 진상쯔 그룹과 CCTV를 상대로 기소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호나우두 매니저 파바아누 파라는 이미 중국 변호사 2명에게 증거 수집 등을 의뢰한 상태며 오는 2월 초 입장 발표와 함께 변호사와 만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할 계획이다.

지난 2003년 9월 호나우두가 출연한 '진상쯔' 광고가 방송되자 광고계와 시청자들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한층 성장을 구가하는 호나우두가 중국의 감기약 광고에 출연할 리 없다고 여기며 사진 합성과 컴퓨터 조작으로 만들어진 광고로 일축해버렸다.

이로 인해 일년 동안의 광고 시장을 결산하며 최고의 광고를 선정하는 '중국의 10대 광고'에서 '진상쯔' 광고는 6위에 머물렀으며, 호나우드도 '중국 광고 모델 중 최악의 모델' 3위를 차지했다.

호나우두가 '진상쯔' '가짜 광고'에 출연하게 된 것은 지난 2003년 레알 마드리드 팀이 베이징을 방문했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진상쯔' 그룹은 광저우의 한 신문사를 통해 한 스페인 에이전트를 알게 됐다. 이를 통해 한 기업이 호나우드를 위한 개인 연회를 베풀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며 사진 촬영 등에 수십 만 유로를 제안했다.

행사가 마무리 될쯤 '진상쯔' 측은 호나우두에게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약 한 통을 손에 든 모습의 사진 촬영을 요구하자 호나우두는 "나에게 약 광고 모델을 하라는 말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에이전트는 이를 부인했고 제약회사 내부 홍보용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답변을 들은 뒤 호나우두는 사진을 찍고 행사 참석 대가로 30만 달러를 받았다고 했다

호나우드는 자신이 출연하지도 않은 광고가 몇 년 동안 중국에서 방송되고 있는 사실을 중국의 한 기업을 통해 듣게 됐다.

이 소식을 들은 호나우두는 몹시 화를 내며 당시 베이징에 동행했던 메니저를 해고했다고 한다.

이 내막을 모두 알고 있는 호나우두 매니저와 가깝게 지내는 왕레이(王磊)는 "호나우드는 '진상쯔' 광고를 통해 이미지가 손상돼 많은 손실을 보았다"며 "광고에 나오는 호나우드는 지저분한 유니폼에 땀으로 범벅이 된 얼굴, 까칠한 수염 등이 그대로 광고로 나가면서 이를 본 팬들을 실망시켰다"고 말했다.

호나우두 측은 "중국에서 호나우두의 이미지는 '진상쯔'와 연결돼 호나우두의 중국 광고시장 진출이 매번 무산됐다"면서 "이로 인한 경제, 정신적 손실과 초상권 침해 등으로 제약회사와 CCTV를 빠른 시일 내 기소는 할 것이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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