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신문은 훌륭한 사회교과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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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아침에 잠시 훑어보고 말기엔 아까운 글이 신문에 너무 많아 시작한 일입니다."

대구시청 공보실의 주영경(45.6급)씨는 월말이 가까워 오면 동료들로부터 "저서는 언제 나오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주씨의 저서는 매달 신문의 칼럼.기획기사 등을 주제별로 정리해 펴내는 50쪽 분량의 간행물을 일컫는 것이다. 직장 내 신문활용교육(NIE) 교재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자는 이번 달로 통권 47호를 기록했다.

짝수 달에는 '오피니언'이라는 제호로 각계 인사가 쓴 다양한 주제의 신문칼럼을 엮어 펴낸다. 지난달 펴낸 '오피니언23'은 대구유니버시아드 때의 북한응원단 사태를 다룬 '조작된 헛 이미지를 깨라'(주경철 서울대 교수) 등 그때그때의 현안을 다룬 칼럼 아홉편을 실었다. 이 책자를 읽은 대구시 직원들은 "의견이 충돌하는 문제가 발생할 때 좋은 참고자료가 된다"며 호평했다.

홀수 달에는 특정 신문의 기획.시리즈 기사를 선정해 주제가 있는 NIE 책자를 펴낸다. 지난해 7월엔 '우리는 할 수 있다(We Can Do It)'라는 제호로 중앙일보의 월드컵 평가 기획특집을 담았다. 이번 달에는 '마음'이라는 제호로 정신문명의 동양 회귀, 명상산업의 부상 등을 다룬 한 신문의 기획특집을 다뤘다.

이를 위해 주씨는 매일 각종 신문을 샅샅이 읽은 뒤 기사를 분석하고 스크랩한다. 대구시 발간실의 도움으로 책자를 월 4백여부씩 펴내기 때문에 돈은 들지 않는다. 그러나 시청뿐 아니라 구.군청과 시 산하기관.공기업에까지 배포하기 때문에 책자는 늘 부족하다. 대구시 전자홍보망인 '뉴스레터' 회원 1만여명에게는 책자의 내용을 e-메일로 보낸다.

자녀들의 논술 학습교재로 쓰겠다며 책자를 한부 더 달라고 부탁하는 직원이 요즘 부쩍 늘었다. 이 같은 호응으로 야근을 해도 힘이 난다는 주씨는 "신문은 오늘의 우리 사회를 읽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교과서"라고 말했다.

대구=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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