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사흘 연속 순매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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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지난 5월부터 '사자'행진을 펼치며 증시를 떠받치던 외국인투자가들의 움직임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20일 거래소에서 외국인은 1천3백9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매도우위로 돌아선 지난 18일 이후 사흘 연속 '팔자'흐름이다. 외국인이 3일 연속 순매도를 나타낸 것은 6개월 만에 처음이다.

교보증권 주이환 책임연구원은 "아시아 증시가 오를 만큼 올랐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며 "미국의 내년 경제전망이 가시화되는 12월까지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의 흐름도 심상찮다. 호주에 이어 영국의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을 단행한 데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를 넘어서며 미국의 금리인상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게다가 알카에다의 보복 테러 위협이 잇따르고 이라크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내의 투자심리는 급격히 냉각되고 있는 모습이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은 "뮤추얼펀드의 불법거래, 유가급등 등의 악재가 쏟아지는 가운데 미국 증시를 받쳐줄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상승추세를 이탈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 9월처럼 미국증시가 조정에 들어가고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해지면서 국내 증시도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외국인과 '엇박자' 투자행태를 보여온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8백선 아래로 떨어지자 뒤늦게 매수에 나서고 있다. 개인은 20일 1천5백80억원을 순매수해 나흘 연속 매수우위를 보였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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