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의 펜화기행] 장성 백양사 범종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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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단풍은 내장산이고 봄 꽃은 백양사라고 하지만 어떤 분들은 백양사 단풍을 더 쳐주듯 이 절 앞 연못에 비친 쌍계루와 현란한 단풍은 그림엽서 같이 아름답습니다.

백제 무왕 33년(632년)에 창건되어 5대총림으로 자리 잡은 백양사가 백암산 계곡에 창건될 때의 이름은 백암사였답니다. 처음 백양사에 묵던 날 동터 오르는 새벽 햇살이 백암산 꼭대기의 학바위를 비출때 숨막히는 아름다움을 보았습니다. 아직도 어둑한 대웅전 위로 학바위가 큰 부처로 보였던 것입니다. 백양사에 묵으실 기회가 있으면 꼭 확인해 보십시오.

백양사 범종각 앞에 줄기가 'Z'자 처럼 묘하게 자란 소나무가 있어 특이한 구도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스님들이 그리는 선화(禪畵)를 흉내 내어 선(禪)의 세계를 담아 본 것인데 비슷이나 한지 모르겠습니다. 이 그림을 보고 '번개표 소나무'라는 분이 있으니 애시당초 선화로 인정받기는 글렀나 봅니다.

김영택 한국펜화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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