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복귀 가능성, 고현정 앞날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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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의 며느리라는 꼬리표를 떼고 자연인으로 돌아간 고현정의 다음 선택은 무엇일까. 대학원 진학, 외국 유학, 칩거 생활 등의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지만 주위에선 연예계 복귀를 가장 가능성 있는 선택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고현정에게는 감내하기 힘든 불행일 수 있지만 연예계는 그의 복귀를 바라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 특히 심은하의 은퇴 이후 연예계를 대표할 만한 선 굵은 여자 연기자의 존재를 목빠지게 기다리던 연예 관계자들은 '이제 훌훌 털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연예인의 길을 갈 수 있길 바란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고현정 활동 당시 '최고의 어머니 매니저'로 불리던 어머니는 고현정의 마지막 출연작인 SBS TV <모래시계>의 김종학 감독 등 연예계 관계자들과 연말 연시에 인사를 나누는 등 조용히 끈을 유지했다.

고현정 스스로도 영화 시사회를 자주 찾아 영화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베사메무쵸><복수는 나의 것><바람난 가족> 등이 그가 찾았던 시사회였다.또한 지난 해 말 탤런트 유호정, 김수현 작가 등과 함께 한 식사 자리에서 그는 연예계 복귀의 뜻을 비치기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사람은 "정확히 복귀 계획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활동하고 있던 이들의 근황을 자세히 묻고 부러움의 뜻을 비쳤다. 그 말에는 활동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가득했다"고 전했다.

팬들의 기다림은 더욱 절절하다. <모래시계> 등에서 보여줬던 '단아하고 기품 있는' 연기에 대한 열광은 그가 브라운관에서 사라진 이후에도 사그라들지 않았다. 인터넷 다음카페의 '그녀를 기다리는 소나무'(cafe.daum.net/sonamu4u)의 회원수가 3000명이 넘는다. 지난 해에는 국회의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 10위권 안에 들기도 했다.지난 92년 집으로 직접 찾아가 고현정을 섭외했던 SBS TV <두려움 없는 사랑>의 운군일 PD는 "고현정 씨는 보석처럼 빛나는 연기자"라고 평가하면서 "그가 원한다면 어떤 역할이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청자들은 오히려 결혼 전보다 훨씬 폭넓고 완숙한 연기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바람난 가족>의 제작사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고현정 씨가 활동할 당시 여러 영화사에서 러브콜을 보냈다"고 회상한 뒤 "고현정 씨의 판단이 우선이겠지만 활동을 재개한다면 정말 반가운 일이 될 것이다. 특히 영화에 진출할 뜻이 있다면 굉장한 재원이 수혈되는 의미가 될 것"이라고 했다.

<모래시계>의 제작사 김종학프로덕션의 박창식 이사는 "자신감 넘치는 연기자였다. 항상 당당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면까지 갖춰 스태프나 동료 연기자들과 잘 어울렸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서두르지 않고 신중하게 판단하고 현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모래시계>의 파트너였던 톱 스타 최민수는 "당사자도 아닌데 말을 쉽게 할 수는 없다. 그녀 인생의 시나리오가 어디로 갈지도 모르겠다. 뭘 하더라도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자신 있는 일이 무엇인지 판단하면 선택은 쉬울 것이다"고 했다.

일간스포츠=박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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