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은 작다' 속설 잘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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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역사를 움직인 세계적 지도자들은 키가 작다'는 속설은 사실과 다른 신화일 뿐이라고 러시아의 유력 시사 주간지 '블라스티(권력)'가 최신호에서 주장했다.

잡지는 역사적 지도자들의 시종.재단사.주치의 등이 남긴 자료를 토대로 이들의 신장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잡지에 따르면 흔히 '작은 영웅'의 대명사로 알려진 프랑스 황제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의 신장은 1m69cm이지만 당시 기준으론 상당히 큰 편이었다는 것. 그에 대한 이미지가 사실과 다르게 굳어진 것은 주위 참모들이 보통 1m90cm 이상의 장신이라 그가 상대적으로 작아 보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당시 나폴레옹의 권위를 깎아내리려 애쓰던 영국이 자신의 키보다 훨씬 큰 칼을 찬 왜소한 모습의 나폴레옹을 그린 그림을 널리 유포시킨 것도 한 이유가 됐다.

잡지는 또 이탈리아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1m60cm),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1m66cm), 소련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1m64cm)과 이오시프 스탈린(1m62cm) 등이 단신인 것은 사실이나 동시에 평균 이상의 키로 유명한 세계사적 인물들도 있다고 주장한다.

18세기 러시아의 서구화를 이끈 표트르 대제는 2m4cm의 거구였으며,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도 1m96cm의 장신이었다는 것.

따라서 신장을 지도자의 정치 스타일과 직접 연관시키는 것은 큰 설득력이 없다는 결론이다.

한편 잡지는 현존 러시아 정치인 가운데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키는 1m88cm, 블라디미르 푸틴 현 대통령은 1m70cm라고 소개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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