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활기찬 '해피투게더' 기대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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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KBS 개편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정통 오락 프로그램인 '해피 투게더'(KBS)의 인터넷 시청자 게시판이 요즘 시끌시끌하다. 두 주 전부터 진행자가 신동엽.이효리에서 유재석.김제동으로 바뀐 때문이다. 신동엽만의 독특한 진행 스타일이 워낙 큰 비중을 차지하던 프로그램이다 보니 그의 빈 자리가 더욱 도드라진 모양이다. 새 MC 섭외가 쉽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아니나 다를까 유재석.김제동 모두 "MC를 수락하고도 첫 녹화 전에 편지 한장 써 놓고 그냥 도망가고 싶었다"고 말할 만큼 큰 부담을 느꼈단다. 이제 불과 1년 남짓한 방송 경력이 전부인 김제동보다 유재석의 고민이 더 컸음은 물론이다.

"신동엽.이효리씨가 워낙 잘해온 프로그램이라 고민과 걱정이 많았다"는 유재석은 "네티즌의 부정적인 반응을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진행 미숙이라는 지적은 좀 의외"라며 서운해했다.

"전보다 산만해졌다는 비판을 인정한다. 그러나 신동엽.이효리 스타일을 흉내내서도, 또 흉내낼 능력도 없다"면서 시청자들이 좀더 지켜봐 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내비쳤다.

'해피 투게더'의 대표상품인 '책가방 토크'와 '쟁반 노래방'은 그대로 유지하되 드라마 명장면을 두 팀으로 나눠 재연하던 '쟁반극장' 대신 '퀴즈! 속전속결! 꿇어~yo'를 신설했다. 출연자가 몸싸움을 벌이며 와락 달려들어 퀴즈를 푸는 '꿇어'덕에 정적이고 차분한 분위기였던 '해피 투게더'가 좀더 왁자지껄 소란스러워진 게 사실이다.

담당 이동희 PD는 "정돈된 신동엽과 맛깔스러운 이효리의 조화도 좋았지만 활기찬 남남 커플로 다른 색깔을 내고 싶어 유재석과 김제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개그맨을 웃기는 개그맨의 대표주자다. 입담 면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김제동도 "재석이 형은 남들에게 웃음을 준다기보다 웃음 그 자체"라고 칭찬을 거듭했다.

꼼꼼한 신문 스크랩은 이미 잘 알려진 김제동의 재치 창구. 그렇다면 유재석은 어떤 비법이 있을까.

"'느낌표'(MBC)의 '책을 읽읍시다'코너를 하면서 인생에 변화가 왔다"면서 "요즘 나의 자기계발 수단은 바로 책"이라고 답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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