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와 객석] 12월, 레퀴엠이 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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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음악의 아버지'안토닌 드보르자크(1841~1904)의 서거 1백 주기를 앞두고 그의 '레퀴엠'이 국내 초연된다. 오는 12월 8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소프라노 신지화.메조소프라노 문혜경.테너 이광철.베이스 이승혁과 서울오라토리오합창단과 오케스트라의 협연으로 꾸며지는 서울오라토리오합창단(지휘 최영철)의 제34회 정기연주회에서다.

드보르자크는 '신세계'를 비롯한 9개의 교향곡뿐 아니라 '성모애상''테데움''레퀴엠' 등 합창과 관현악을 위한 작품을 다수 발표했다. '레퀴엠'은 드보르자크가 미국으로 건너가기 전인 1891년 버밍엄 음악제에서 자신의 지휘로 초연한 곡이다. 섬세하고 다채로운 화음, 합창과 독창의 조화, 음색 변화의 효과적인 사용 면에서는 베르디의'레퀴엠'에 못지않은 작품이다.

오케스트라는 반주의 차원에 머물지 않고 음악 전체를 이끌어가는 주도적 역할을 해낸다. 레퀴엠이'죽은 자를 위한 미사'라는 뜻이지만 이 곡의 후반부에서는 산 자에 대한 위로와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서울오라토리오합창단은 1981년 창단 이후 줄곧 합창과 관현악이 어우러지는 오라토리오를 연주해오면서 2001년 서울시 전문예술단체 지정을 받기도 했다. 국내 초연곡은 베를리오즈의'레퀴엠', 모차르트의'키리에 미사', 케루비니의'레퀴엠', 드보르자크의'테데움', 멘델스존의 교향곡 제2번'찬양의 노래' 등이 있다.

귀국 후 첫 무대인 베토벤의'장엄미사'에서 서울오라토리오합창단과 인연을 맺어온 소프라노 신지화(42.이화여대 교수)씨는 독창자 최다 출연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공연까지 보태면 모두 16회다. 02-587-9277.

◇오라토리오=1600년 로마에서 상연된 카발리에리의'영혼과 육체'가 시초. 독창.합창.관현악이 등장하며 성서 이야기를 소재로 무대 장치나 의상 없이 콘서트 형식으로 연주된다. 헨델의'메시아'가 대표작이며'테데움''레퀴엠''미사''수난곡'도 넓은 의미의 오라토리오에 포함된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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