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美, 이라크 처리' 4가지 시나리오 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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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미국이 내년 6월까지 이라크 과도정부에 주권을 이양키로 한 결정은 이라크를 다시 혼란에 빠뜨릴 위험이 크다며 전문가들이 꼽는, 향후 전개될 수 있는 네 가지 시나리오를 실었다.

◇미군 전면 철수=미군이 공격 목표물이기 때문에 미군이 이라크를 떠나면 저항세력의 공격은 끝난다. 이 경우 미국은 각종 자문과 물적.기술적인 지원만 할 수 있다. 이 방안은 이라크의 혼란을 끝내기 위한 하나의 처방은 될 수 있으나 사담 후세인의 바트당이 재집권하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

◇이라크 삼분할=이라크의 새 정부를 구성하는 데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종족과 종파에 따라 쿠르드족(북부)과 이슬람 수니파(중부).시아파(남부) 등으로 분리돼 있는 데다 지역적으로 나뉘어 있어 통합이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라크 삼분할이 해법이 될 수 있다. 중부지역의 수니파는 중앙 권력과 주요 군사시설을 장악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하지만 이라크의 석유가 남.북부 사이에 걸쳐 있어 이를 둘러싸고 치열한 대립이 일어날 수 있다.

◇미군 대폭 증강=이라크의 거센 저항을 저지하기 위해 현재 주둔 중인 13만명의 병력을 계속 주둔시키거나 병력을 대폭 증강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미국은 이라크 외에도 아프가니스탄.보스니아 등에 병력을 파견하고 있고 북핵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병력을 증강할 여유가 없다. 설사 병력을 증강하더라도 더 많은 테러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국제적 해결 모색=미국이 이라크 점령과 재건에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유엔과 북대서양조약기구.군사 동맹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방안이다. 이라크전이 종료된 후 바로 적용할 수 있었지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통제권 유지와 미국이 원하는 새로운 이라크 정부를 출범시키기를 원했다. 하지만 이라크 상황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동맹국들은 미국이 만들어 놓은 문제를 떠맡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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