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명문 '장애인 夜學' 폐교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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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전지역의 대표적 사설 장애인 배움터인 '대전 모두사랑 장애인 야간학교(www.modoosarang.or.kr)'가 폐교 위기에 놓였다. 올해 말까지 세들어 있는 학교 공간을 비워줘야 하는 데 새로운 임대 공간을 확보할 돈이 없기 때문이다.

대전시 서구 월평 1동에 자리잡은 이 학교는 1급 지체장애인인 오용균(吳龍均.57)씨가 사재와 후원금 등으로 5천여만원을 마련해 2001년 6월 설립해 교장을 맡아 왔으나 이젠 돈이 바닥난 상태다. 현재 학교(47평) 크기의 공간을 마련해 배움터를 유지하려면 보증금 5천만원에 월세 2백만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학교엔 현재 30~40대 장애인 학생 44명이 초.중.고등반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정신지체아동반에도 14명이 다닌다. 교사 50명 가운데 44명이 현직교사로 퇴근 뒤 자원봉사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차량 운전자 30명도 모두 자원봉사자다.

吳교장 등 학교 관계자들은 요즘 이 학교의 존속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사정을 보다 못한 학생들이 이전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성금 37만원을 모았고 교사와 학부모 등도 십시일반으로 성금모으기에 나섰다. 吳교장은 "뒤늦게 향학열을 불태워온 장애인들이 배움의 터전을 잃고 방황하게 될 모습을 떠올리면 눈앞이 캄캄하다"고 안타까워 했다. 042-471-7890.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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