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인순 자전소설 '커피 한잔' 再版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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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그대 오기를 기다려봐도…." '커피 한 잔'이라는 노래로 1970년대 대중음악계를 휩쓸었던 '펄시스터즈'의 멤버 배인순(55.본명 김인애)씨가 이번엔 노래가 아닌 자전 소설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인기 가수에서 재벌그룹 회장의 부인으로 하루아침에 신데렐라가 됐다가 이제는 외로운 여인으로 돌아온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그린 '30년만에 부르는 커피 한 잔'(찬섬)은 15일 2만부 초판을 발행한 후 이틀만인 17일 재판 인쇄에 들어갔다. 책에는 시부모와 남편의 노골적인 이혼 요구, 남편이 10여 명의 연예인들과 벌인 연애 행각이 시시콜콜 다뤄져 있다. 전 남편은 인기 탤런트.배우 등을 집으로 초대했으며 비서라는 명목으로 20대 여성을 가족 여행길에 동반기도 했다는 것.

책에는 전 남편을 비롯한 모든 인물이 영문 이니셜로 익명 처리됐지만, 당사자들로서는 워낙 민감한 내용을 담고 있어 대상자들의 향후 법적 대응도 관심거리다. 찬섬 출판사의 안혜숙 주간은 "배씨에게 받은 원고를 그대로 출간한 것"이라며 "소설에서 언급된 인사들이 별 관심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배씨는 또 신혼 6개월 만에 '호화주택 소유 금지'란 명목으로 박정희 정부에 몰수당한 서울 장충동 집 사건 등 역대 군사정권과의 숨겨진 사연을 담아 재벌과 정권의 뗄 수 없는 밀약 관계를 내비치기도 했다. 배씨에 따르면 C씨 집은 정원만 4백50평이 넘는 대저택으로 70년대 중반부터 당시 중앙정보부 남산 분실로 쓰이다가 12.12 직후 전두환 보안사령관 시절 돌려받았다.

현재 배씨는 강남구 논현동에서 '펄스'라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항간에서는 수백억원대 위자료를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배씨는 책에서 위자료는 50억원이었으며 그중 25억원만 받고 그나마 사기를 당해 거의 다 잃었다고 밝히고 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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